LG 트윈스가 2일(이하 한국시간) 베네수엘라 윈터리그 레오네스 델 카라카스에서 뛰고 있는 좌완투수 벤자민 대니얼 주키치(28)과 계약했다.
지난 시즌 LG는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을 자랑한 애드가 곤잘레스를 영입했다. 그러나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시즌 중반 필 더마트레와 교체됐다. 내년 4강을 위해서 그 이상의 이름값을 하는 선수를 영입하지 않겠냐는 관측도 있었다.
그러나 LG는 의외의 인물을 선택했다. 지난 2006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13라운드에 지명된 주키치는 5년 동안 메이저리그 경력이 전혀 없다. 대부분이 트리플A에서 머물렀다. 분명히 예상했던 선수는 아니었다. 그런 측면에서 LG는 이번에 선수 이름이 아닌 철저히 구위를 지켜보았고, 얼마만큼 한국 야구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를 예상해 뽑았다는 판단이다.

주키치는 키 189cm, 몸무게 93kg의 당당한 체구에서 140km 중반대 직구, 슬라이더, 커브를 구사한다. 그는 올 시즌 인터내셔널리그에서 29경기에 등판(선발 18경기) 7승4패 평균자책점 3.90을 기록했다. 베네수엘라 윈터리그에서도 2경기에 선발로 등판 1승무패 평균자책점 0.96을 기록하다 LG와 계약 후 베네수엘라를 떠났다.
그렇다면 두 개의 퍼즐 가운데 남은 한 개의 퍼즐을 누구로 채워질까. 박종훈 감독은 "투수로 2명을 뽑을 것"이라고 말한 만큼 타자가 아닌 투수라는 점을 알 수 있다. 0순위는 LG 유니폼을 입은 경험이 있는 옥스프링이다.
옥스프링은 2007시즌 중반, LG에 합류하여 2008시즌까지 두 시즌 동안 43경기에 출전하여 14승 15패(평균자책 3.71)를 기록하며 팀의 주축 투수로 활약했다. 그러나 작년 6월 미국에서 우측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고 7월에는 같은 부위에 인대 접합 수술(일명 토미존 서저리)을 받은 후 현재까지 재활을 진행 중이다.
LG 역시 그에 대한 아쉬움과 미련이 남았기에 지난 7월 19일 호주에 있던 옥스프링을 한국에 불러 20일간의 일정으로 재활 상태를 점검했다. 당시 LG는 "예상했던 것 보다 몸 상태는 좋다"는 말과 함께 대학팀과 연습경기에도 등판시키며 시즌 말미에 투입하는 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런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당시 옥스프링의 투구를 직접 지켜본 박 감독은 "옥스프링은 실전 등판 경험이 부족해 당장 쓸 수 없는 카드였다"며 "내년 시즌 외국인 선수 후보군 중 한 명일 뿐"이라고 말하며 호주로 돌려보냈다.
그리고 2개월이 흘러 지난 1일 미국으로 마무리 훈련을 위해 출국하기 전 박 감독은 옥스프링에 대한 질문에 "옥스프링은 이미 한국에서 성공했던 투수다. 몸만 된다면 우리로서는 분명히 체크 할 것"이라고 말한 뒤 "마무리 훈련지인 미국으로 직접 불러 들일 계획은 없다. 옥스프링은 올 시즌 재 창설된 호주프로야구에서 뛸 예정"이라고 밝혔다. 호주리그는 오는 6일 개막한다.
물론 LG는 더 좋은 외국인 투수를 발견할 경우 옥스프링 대신 다른 선수와 계약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상황만으로 놓고 볼 때 옥스프링이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이다.
agassi@osen.co.kr
<사진>옥스프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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