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 손지환, "몸상태 OK…연락 기다리겠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0.11.04 07: 00

"부상은 다 나았다. 연락을 기다리면서 준비하겠다".
'저니맨' 손지환(32)이 한화에서도 방출됐다. 손지환은 지난달 29일 한화로부터 FA로 풀어주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사실상 방출 통보였다. 젊은 선수들 위주로 리빌딩을 추진하고 있는 한화는 베테랑 손지환을 포기했다. 한상훈·백승룡 등 군에서 돌아오는 내야수들과 더불어 강력한 외국인 내야수를 영입하겠다는 구단 계획에 손지환의 이름은 지워지고 말았다.
손지환은 방출 통보에 대해 "처음에는 당황했다. 마무리훈련에 가는 걸로 되어 있었는데 그렇게 연락을 받아 갑작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돼 아쉽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올해 야구를 위해 일본 독립리그에서 뛰다 6월 한화의 부름을 받아 프로 무대로 돌아온 손지환은 25경기에서 타율 2할2푼 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타격은 미진했지만 안정된 수비로 한화의 내야구멍을 메웠다. 그러나 시즌 막판 불의의 오른손 엄지 골절 부상으로 아쉽게 시즌을 접어야 했다.

손지환은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대전구장에서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소화했다. 그는 "부상당한 손가락 재활을 다 끝내고 기술훈련에 들어간 상태였다. 재활훈련을 열심히 했고 내년 시즌 대비해서 의욕적으로 훈련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통보를 받고 나서 실망도 컸고 안타까웠다"며 방출 통보 당시 심경을 들려줬다. 이어 "열심히 하려다 부상을 당한 것인데 어쩔 수 있겠나. 이제는 완전히 나았고 다른 팀들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손지환은 서울로 올라가 홀로 훈련을 하고 있다.
그러나 손지환 역시 상황이 쉽지 않음을 알고 있다. 대다수 팀들이 마무리훈련에 들어간 상태이고 어느덧 내년이면 우리나이 서른네살이 되는 나이도 부담스럽다. 손지환은 "나이가 많아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야구가 정말 좋고 계속 하고 싶지만, 다른 팀에서 연락이 안 오게 되면 포기하기 싫어도 포기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여러 팀을 옮겨다녀 적응하는 데 문제 없다. 연락을 받게 되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정말 열심히 하겠다"는 것이 손지환의 말이다.
휘문고를 졸업한 손지환은 지난 1997년 계약금 2억8000만원을 받고 LG에 입단한 특급 유망주였다. 강한 어깨와 넓은 수비범위 그리고 뛰어난 야구센스로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대선배 유지현의 벽을 넘어서지 못하며 더딘 성장세를 보였고, 2003년말 FA 진필중의 보상선수로 KIA에 이적하며 방랑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08년 삼성, 2009년 SK, 2010년 일본 독립리그 코리아해치에 이어 한화까지 두루 거쳤다. 국내프로야구에서 두산·롯데·넥센을 제외한 나머지 5개팀을 모두 경험한 대표적인 저니맨이 됐다.
손지환은 아직 포기하지 않고 있다. 롯데·넥센·SK 등 내야수가 부족한 팀들이라면 충분히 군침을 흘릴 만하다. 내야 전포지션 소화가 가능하고 타격에서도 한 방 능력을 갖췄다. 손지환도 "몸 상태가 좋은 만큼 연락이 올 때까지 기다리면서 준비를 잘해놓겠다"고 말했다.
손지환의 휴대폰 컬러링은 김범수가 이승철과 함께 부른 '언젠가는'이다. '언젠가는 언젠가는 내 꿈이 이뤄질거야. 또 넘어지고 지쳐 쓰러진대도 한걸음씩 한걸음씩 숨이 턱밑까지 올라도 나 뭐라해도 난 나의 길을 가겠어 언젠가는…' 손지환의 지금 마음이 꼭 그렇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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