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1학년 김재식 군(가명)은 부모님과 함께 내원하였습니다. 부모님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고 김군은 세상에 모든 근심, 걱정을 담고 있는 얼굴이었습니다.
김군이 2달 전부터 학교를 자퇴하고 싶다고 부모님께 말씀 드렸고 당시 학교생활에 어려움이 있어서 순간적으로 이야기를 했다고 생각하여 가볍게 넘겼습니다. 하지만 김군은 2~3일에 간격으로 부모님께 말씀 드렸고 급기야는 등교를 거부하였습니다.
문제를 인식한 김군의 부모님은 학교를 방문했고 학교생활도 교우와의 관계도 문제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김군은 학교 수업보단 본인의 시간을 갖고 싶어했고 친구들이 잘해주는 것 조차도 의문이 들었다고 합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중.고등학생 10명 중 6명은 우울증을 겪거나 자살을 생각해보았다는 결과자료를 접했습니다.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청소년기의 우울증 증세는 정말 심각해졌습니다.
세심하게 살피면 내가 무엇으로 힘들어 하고 무엇으로 가벼워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힘겨울 때는 살피기 조차 싫습니다. 요즘 학생의 힘겨움이 공감됩니다. 학교적응하기 힘든 친구들, 그리고 내신 1등급 친구들, 모두 힘들어 합니다.

본원을 내원하는 청소년 환자를 접하면 김군과 같은 증세를 겪은 분을 참 많이 보아왔습니다. 그래서 처음 뵙게 되면, 저의 치료 목표는 질병도 있지만 <학교를 다니게 하는 것> 입니다.
<학교는 공부가 우선이다> 하는 생각, 부모님이나 학생이거나 마음 속 깊이에 들어 있습니다. 학교는 소속감이 우선입니다. 학교를 다니는 것은 <나 학교 다녀, 학생이야…> 이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자퇴를 하면 나 잘렸어, 집에서 공부해, 학원다녀,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후회도 클수 있습니다.
우선 소속감을 가지고 지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인간관계, 상식, 사회를 배우면서 졸업을 해야 기회가 주어집니다. 대학에 가는 것이 중고등학교의 목표가 아닙니다. 졸업을 통해 기회를 얻는 것, 대학도 기회를 얻기 위해서 가는 것입니다. 삶이란 기회들을 통해서 나아가는 것 진보하는 것입니다.
기회가 없다면 참 힘들 것입니다. 누구의 도움도 기회이고, 배워서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것도 기회입니다. 우선 힘을 마음을 휴식을 통해 충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욕심이나 노력보다 깊이 있고, 효율적인 휴식을 통해 충전하시고 회복이 일어나면 생각들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긍적적인 변화를 유도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치료라는 부분은 원치 않는 상황에서 나올 수 있도록 하나의 관성과 습관에서 빠져 나오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 계기가 필요하거나 스스로 힘들거나 시간을 앞당기고 싶거나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싶을 때 치료가 필요합니다.
치료를 통해 상황을 객관화 하고 숨겨진 힘을 찾아내고 함께 현실을 탐구하고 약초나 침의 힘으로 에너지를 고양시키고 힘겨움을 회복시키고 삶에 대한 기술을 탐구하면 현실에, 현재의 증상을 이겨내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한방정신과 자하연한의원 임형택 박사(경희대 한의예과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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