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열여덟살 여배우가 등장했다. 가녀린 몸에 또렷한 이목구비, 빨려들 듯 한 큰 눈망울을 가진 김민지. 예뻐 보이기보다 작품에 대한, 캐릭터에 대한 욕심으로 중무장한 한 소녀를 만났다.
김민지는 4일 개봉하는 영화 ‘이파네마 소년’으로 스크린 첫 주연으로 나섰다. 첫사랑에 실패한 뒤 아픔을 잊기 위해 바닷가를 찾는 소녀 역을 맡은 김민지는 모델에서 배우로 첫 발을 내딛은 이수혁과 호흡을 맞췄다. 아직 촬영 현장도 낯설고 배우라는 이름도 어색하지만, 연기에 대한 열정만은 베테랑 배우 못지않았다.
“실감이 안나요”라는 말로 자신의 영화가 스크린에 걸린 소감을 전한 김민지는 “주인공으로 내 이름이 제일 먼저 스크린에 올라갈 때 색다르면서도 너무 기분 좋더라고요. 주위에 자랑도 하고 싶었는데 막상 개봉을 앞두니 민망한 감도 있어요”라며 설렘을 전했다.

어리기 때문에 오히려 부담이 없었다는 김민지는 “사실 영화의 시스템이나 현장에 분위기를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부담없이 연기했어요. 내 그대로의 풋풋함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죠”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사랑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터라 캐릭터 잡기에는 애를 먹었다고 했다. “시나리오를 여러번 읽고 나니 뭔지 조금씩 알겠더라고요. 지금까지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들이라 진짜로 (이)수혁이 오빠를 좋아해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정말 좋아하는 마음이 생기니 그 다음에는 연기가 자연스럽게 되더라고요.”

특히 그녀 자신의 짝사랑 경험도 영화를 찍는데 큰 도움이 됐다. “사랑이라고 까지는 할 수 없지만...”이라며 쑥스러운 미소를 짓던 김민지는 “짝사랑 같은 거 누구나 한번쯤 해보잖아요. 누군가를 쫓아가고 그 사람 때문에 설렜던 일들을 생각했어요”라고 열여덟 소녀의 감성을 전했다.
그녀는 자신이 영화를 찍으면서 느꼈던 감정이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기를 바랐다. “영화를 보면서 저랑 같은 경험을 한 여자분들에게 공감을 주고 싶어요. 감성적인 부분도 그렇고, 편하게 우리의 사랑이야기를 보면서 와닿았으면 해요.”
배우로서는 조금 더 큰 곳을 향했다. “아직 연기적인 부분에 그렇게 만족하지는 않아요. 1년 전에 찍은 영화고 부족한 부분도 많지만, 이 작품을 발판으로 더욱 성장한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이 작품은 배우로서 성장해가는 과정에 있는 풋풋한 소녀 정도로만 기억해주세요.”라고 바람을 전했다.
스스로 “못된 얼굴이라 센 역할은 싫어요”라고 말했지만, 욕심나는 역할을 묻는 질문에 스스럼 없이 “‘악마를 보았다’의 이병헌 선배님 역할”이라고 망설임 없이 답했다. 영화 속 몰입에 소름이 돋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내년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11학번이 되는 김민지. “이제 성인이 되니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김민지는 솔직하고 개성있는 배우다’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나만의 색깔로, 연기적인 부분도 인간적인 매력도 풍기는 배우 있잖아요. 하하하. 제가 원래 좀 욕심이 많아요.”
bongjy@osen.co.kr
<사진>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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