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완 루키' 이현호, "일본에서 자신감 찾았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11.04 10: 35

"김태균 선배와는 맞대결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지바 롯데 1~3번 타자들을 다 막아냈어요"(웃음)
 
불펜에서 시원시원한 팔스윙을 보여준 새내기 좌완은 교육리그에서 얻은 자신감에 커다란 의미를 두었다. 지난 8월 신인지명서 두산에 2순위로 뽑힌 좌완 이현호(18. 제물포고 졸업예정)가 데뷔 첫 시즌을 향한 푸른 꿈을 키웠다.

 
올 시즌 제물포고의 에이스로 활약하는 동시에 8월 캐나다 세계 청소년 야구 선수권에도 태극마크를 달고 참가했던 이현호. 전체 1순위 유창식(한화, 광주일고 졸업 예정) 못지 않은 유망한 좌완으로 평가받으나 신인 지명에서 예상보다 낮은 순번으로 지명되었던 그는 현재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팀의 마무리 훈련에서 힘을 쏟고 있다.
 
현재 팀 내 신인들 중 가장 좋은 점수를 받고 있는 투수는 다름 아닌 이현호다. 그의 불펜 투구를 지켜보던 윤석환 투수코치는 만족감이 배어나오는 웃음과 함께 이현호의 시원한 팔 스윙을 주목했다. 직접 공을 받은 불펜포수 김대진씨 또한 "와인드업과 셋포지션에서 쿠세가 살짝 드러내는 것을 빼면 현재 팀 내 투수들 중 가장 페이스가 좋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로 보기에도 불과 몇 달전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고교야구 최강전 4강 광주일고전에서 미리 손을 엎어던지는 부자연스러운 투구폼을 보여주던 이현호는 현재 호쾌한 팔 스윙을 보여주고 있었다. 보는 사람의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투구폼.
 
불펜 투구를 마치고 라커룸으로 향하던 이현호는 "여기서 잘 해야 나중에 1군을 밟을 수 있을 테니까요"라며 웃었다. 반짝이는 눈빛 속에서 "근성은 내가 여태까지 보던 선수들 중 최고로 꼽을 수 있다"라는 가내영 제물포고 감독의 이야기를 떠올릴 수 있었다.
 
"전국체전에서 목표로 했던 동메달 획득에 실패해 아쉽더라"라며 말을 이어간 이현호는 뒤늦게 합류한 미야자키 교육리그에서 자신감을 얻었음을 이야기했다. 전국체전 후 팀에 합류해 출발이 다소 늦었던 이현호는 3경기에 계투로 나서 실점 없이 뛰어난 투구를 선보였다.
 
특히 이현호는 김태균의 소속팀이자 현재 주니치와 일본시리즈 패권을 놓고 자웅을 겨루는 지바 롯데전에서 자신감을 찾았다고 밝혔다. 영상으로만 접하던 상위리그 선수들을 상대로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는 점이 스스로도 대견했던 모양이다.
 
"마지막 이닝을 맡아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거든요. 김태균 선배와는 대결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지바 롯데 1~3번 좌타자들을 제가 막아냈어요". 니시오카 쓰요시로 대표되는 지바 롯데 테이블 세터진을 막았다는 점에서 이현호는 커다란 자긍심을 비췄다.
 
'호쾌한 팔스윙이 인상적이었다'라는 말에 또 한 번 웃은 이현호는 "투구폼을 바꿨다기보다 좀 더 열심히 하려는 마음이 녹아든 것 같습니다. 데뷔 시즌 꼭 1군에 오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며 다음 훈련을 위해 이동했다.
 
그동안 두산은 국내 좌완이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아쉬움을 오랫동안 갖고 있었다. 지난해 야심차게 영입한 좌완 이현승 또한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기대만큼의 성적을 올리지 못했던 터. 그래서인지 팀에서 바라보는 이현호에 대한 시선은 더욱 긍정적이고도 간절했다. 팀 내 기대를 알고 있었던 것일까. 이현호는 더욱 밝은 웃음과 함께 훈련에 임했다. 
 
farinelli@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