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곡 단명시대', 오래된 명곡 다시 부르기 열풍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0.11.04 17: 19

가요계에 명곡 돌아보기 열풍이 불고 있다.
 음원차트에서 1위곡이 일주일을 채 버티지 못하는 ‘단명시대’에 오히려 수십년 전에 발표됐던 명곡들이 새삼 재조명되고 회자되는 독특한 붐이 일고 있다. 방송과 미디어를 통해 이같은 움직임은 속속 포착되고 있다.
 KBS ‘해피선데이-1박2일’은 최근 가을을 맞아 센티멘털 로망스 특집을 마련, 조용필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를 소개했다. 멤버들이 자려고 누운 순간, 제작진은 이 노래를 틀어주고 오랜만에 감상에 젖게 했는데, 이후 이 곡은 온라인 상에서 뜨거운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놀라운 생명력을 과시했다.

 돌풍을 불러일으킨 엠넷의 ‘슈퍼스타K2’는 이문세를 다시 돌아보게 만들었다. 장재인 등 출연자들이 이문세의 명곡을 자신만의 버전으로 다시 소화, 성인 시청자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어린 시청자들에게 예전 노래의 힘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이 프로그램은 또 강승윤으로 하여금 윤종신의 곡 ‘본능적으로’를 다시 부르게 만들어, 뒤늦게 이 곡을 음원차트 1위를 올려놓는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윤종신이 이 곡을 발표했을 땐 반응이 저조한 편이었지만, 강승윤이 새롭게 조명한 이 곡은 모든 음원차트 1위를 휩쓸만큼 큰 인기를 얻었다.
 신승훈은 데뷔 20주년을 맞아 자신의 히트곡들을 후배들에게 나눠줬다. 지난 20년동안 자신의 곡을 단 한번도 외부에 주지 않았던 그는 이번에 싸이, 2AM, 다비치 등 후배 가수들에게 자신의 곡을 부르게 하고, 2010년 버전의 새로운 감성을 채우도록 독려했다. 그 결과 음원 차트에는 신승훈의 예전 히트곡이 다시 오르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후배들은 ‘감히’ 신승훈의 곡을 다시 부른다는 부담감에 매우 신중하게 곡 작업에 임했다는 후문이다.
 김장훈은 고 김현식의 노래를 다시 불렀다. 지난 1일 김현식의 기일에 맞춰 ‘레터 투 김현식’이라는 헌정앨범을 내고 ‘비처럼 음악처럼’ 등 명곡을 실었다. 6억원이라는 제작비를 쏟아부어, 체코 프라하까지 가서 50인조 필 하모니와 호흡을 맞추고 미국 뉴욕 최고의 엔지니어와 후반 작업을 마친 그는 쓸쓸히 잊혀져가던 명곡에 새 호흡을 불어넣었다.
 이같은 명곡 돌아보기 열풍은 ‘인스턴트’라고까지 불리는 현 가요계 추세에 따른 역풍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수명이 점차 짧아지는 댄스곡에 대한 반작용으로, 오히려 오래된 곡들에 관심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것.
 가요관계자들은 “댄스음악이 현재 매우 훌륭하긴 하지만 한 장르에 너무 치중된 건 문제”라면서 “그런 의미에서 다양한 명곡들이 재조명 받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풀이했다.
 
ri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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