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선수 선발 맞대결에서는 대만이 웃었다.
슝디 엘리펀츠 외국인 우완 투수 올란도 로만(32)이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위력적인 피칭을 펼쳤다. 로만은 5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넬탈구장에서 벌어진 '한국-대만 클럽챔피언십' SK전에 선발등판해 7이닝 7피안타 2볼넷 1사구 8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2이닝 1실점으로 조기강판된 SK 선발 게리 글로버를 압도하는 투구내용이었다.
로만은 5회까지 매회 주자를 내보내면서도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을 보였다. 1회 1사 후 박재상에게 볼넷을 내준 뒤 폭투로 2루까지 내보냈지만 후속 타자들을 차례로 땅볼로 유도하며 위기를 잘 넘겼다. 2회 조동화에게 적시타를 맞는 등 안타 3개로 1실점했지만 2사 1·3루에서 정근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 추가실점을 막았다.

3회 2사 후 4번타자 이호준에게 바깥쪽 144km 직구를 던지다 우월 솔로 홈런을 맞고 1실점한 로만은 4회에도 안타 2개를 맞으며 주자들을 내보냈으나 SK의 번트 실패와 도루 실패 덕에 무실점으로 막았다. 5회에도 안타·볼넷·몸에 맞는 볼로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지만 김재현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 고비를 잘 넘겼다.
로만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박경완-나주환-조동화를 차례로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위력을 떨쳤다. 장기인 것으로 알려진 커브와 체인지업이 날카롭게 꺾이며 SK 타자들의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7회에도 로만은 정근우-박재상-박정권을 공 10개로 삼자범퇴 처리하면서 이닝을 마감했다. 7회까지 총 투구수는 116개였으며 이 가운데 74개가 스트라이크였다.
로만은 올해 대만리그에서 12승7패 평균자책점 3.03을 기록했다. 2차례 완봉 포함해 완투가 6차례나 된다. 탈삼진도 142개로 리그 전체 1위를 차지했다. SK 전력분석팀에 따르면 "대만시리즈에 비해 좋지 않다. 대만시리즈에서는 150km에 가까운 공을 던졌다. 오늘은 7대3 비율로 변화구를 많이 던졌다"는 평가를 내렸다. 좋지 않은 상태에서도 안정된 위기관리능력으로 경기 중반까지 호투한 것이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지난 2006년 아시아시리즈에서 맹활약한 뒤 SK에 입단한 케니 레이번의 예가 있다. 레이번은 당시 일본 챔피언 니혼햄을 상대로 결승전에 선발로 나와 7⅓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강렬한 피칭을 보였다. 그를 둘러싸고 일본과 한국에서 영입 쟁탈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국 챔피언 SK를 상대로 인상적인 피칭을 펼친 로만도 과연 국내 리그에서도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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