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사오덩(请梢等)'.
지난 5일 중국 광저우 바이윈국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들은 첫 중국어다. '잠시 기다려달라'는 뜻으로 당황한 중국인들의 애교 섞인 표현이었다.
실제로 바이윈국제공항은 아시안게임 개최로 평소와 달리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었다. 테러의 위협을 걱정한 나머지 모든 방문객을 꼼꼼히 체크하는 탓이었다.

평소 입국 심사에 10분이면 충분했다면 아시안게임 선수촌이 공식 오픈된 5일부터는 30분 이상이 소요됐다.
수하물 수취 과정에서도 이런 광경은 여전했다. 모든 짐을 엑스레이로 통과시키다보니 방문객들은 자신의 짐을 찾는 데 2시간은 예사였고 3시간까지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관광도시라는 광저우의 명성에 걸맞지 않은 모습이었다.
불만으로 가득한 사람들에게 중국인들은 칭사오덩을 연발하면서 미안하다는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가장 먼저 광저우에 입성한 사이클 대표팀과 요트 대표팀을 돕기 위해 나선 아시아나 항공의 관계자들도 “이런 경우는 처음 봤다”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 정도였다.
바이윈국제공항만 정신없는 것은 아니었다. 아시안게임의 일선이라고 할 수 있는 선수촌에서도 혼돈은 이어졌다. 금메달의 부푼 꿈을 안고 선수촌에 들어선 선수들은 자신들의 숙소에 들어갈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했다.
언론담당관을 비롯해 자원봉사자, 보안관계자 등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지만 자신의 업무를 숙지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이번에도 칭사오덩이 끊이지 않았다.
오는 12일 개최식과 함께 시작을 알리는 이번 대회에 우려가 커지는 것은 당연한 일. 당장 6일부터 시작되는 훈련 일정도 관계자들마다 다르게 말하는 상황에 머리를 부여잡는 코칭스태프들도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광저우가 제 모습을 되찾아 가고 있다는 것. 광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아직 미숙한 나머지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곧 정상화될 것이다”고 자신했다. 그의 자신대로 광저우가 멋진 대회를 만들어가기를 바랄 뿐이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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