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밖 돌풍' 삼성, 대체 왜 강한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0.11.07 08: 00

서울 삼성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 6일 전주 KCC와 원정경기에서 80-79, 1점차 승리를 거두며 파죽의 4연승을 내달렸다. 8승2패로 인천 전자랜드와 함께 공동선두에 올라있다.
 
3강을 형성하던 부산 KT(6승4패)가 2경기차로 밀리면서 삼성과 전자랜드의 양강 체제가 구축될 조짐이다. 전자랜드는 멤버가 대폭 보강돼 일찌감치 우승후보로 평가받았지만 삼성은 국가대표 3인방이 빠져 고전이 예상됐던 팀. 그래서 삼성의 시즌 초반 돌풍은 더욱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올 시즌 삼성이 대체 왜 강한 것일까.

▲ 제대로 탄 분위기
안준호 감독은 "개막 첫 2경기에서 연장 승부를 승리한 것이 컸다"고 말했다. 삼성은 지난달 16일 인천 전자랜드와 홈 개막전에서 88-86으로 연장승을 거둔 뒤 이튿날 KCC에 90-88로 연장 승부에서 이겼다. 안 감독은 "그 2경기를 잡으면서 선수들에게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 감독은 "이규섭·이정석·이승준이 개막 전날에야 손발을 맞추고 경기에 투입됐는데도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플레이해준 것이 나머지 선수들에게 좋은 모범이 됐다"며 국가대표 3인방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이원수·김동욱·차재영 등 국가대표 3인방의 빈 자리를 메워야 할 벤치멤버들도 자신감이 완전히 붙었다. 이정석·이규섭·이승준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고 있다. 안준호 감독은 "그 선수들이 코트에서 그간의 여한을 제대로 분출하고 있다"며 "여름에 열심히 훈련하고, 손발을 맞춘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동욱과 차재영이 포워드진의 양 날개로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김동욱이 평균 14.2점, 차재영이 평균 10.1점으로 활약하고 있다. 주장을 맡고 있는 '최고참' 강혁도 "후배들이 자신감을 갖고 플레이하는 게 눈에 보인다"며 흡족해 했다.
실제로 삼성은 8승 중 6승이 5점차 이내 접전에서 따낸 승리이며 그 가운데 3승이 연장승이다. 안 감독은 "아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힘이 생겼다. 위기에서마다 절망으로 가지 않고 희망으로 가고 있다. 선수들의 정신자세가 그 어느 때보다 좋다"고 큰 만족감을 표시했다.
 
강혁도 "나 역시 우리가 이 정도로 잘할 줄은 몰랐다. 선수들이 경기를 치를수록 자신감을 얻으면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힘은 조금 들지만 경기를 계속 이기다 보니 즐기면서 플레이하고 있다. 팀 분위기가 아주 좋다"며 상승세의 분위기를 밝혔다.
▲ 강혁과 헤인즈
그러나 강혁과 애론 헤인즈를 빼놓고는 삼성의 돌풍을 설명하기 어렵다. 어느덧 최고참의 위치까지 올라온 강혁은 팀의 든든한 대들보 역할을 하고 있다. 포인트가드와 슈팅가드를 모두 넘나들 수 있는 그는 듀얼가드로서 경기 전체를 조율하면서 삼성 특유의 볼 로테이션을 이끌고 있다.
 
특히 외국인선수들과 펼치는 2대2 플레이는 리그 최정상급이다. 평균 8.9점 5.7어시스트 2.8리바운드 1.6스틸을 기록 중이다. 어시스트 부문 리그 전체 1위가 바로 강혁이다. 안 감독은 "이기고자 하는 의욕이 제일 강한 선수"라고 말한다.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헤인즈도 삼성 돌풍의 주역이다. 평균 27.9점으로 이 부문 1위를 지키고 있는 헤인즈는 가공할 만한 득점력도 좋지만 팀플레이를 우선하는 선수라는 점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는다. 최근 2경기에서 평균 14.5점에 그쳤지만, 2.5개의 어시스트로 팀원들을 도왔다.
 
안 감독은 "무리하지 않는 팀플레이를 펼치기 때문에 국내선수들도 좋아한다. 우리 팀이 추구하는 빠른 농구와도 잘 맞는다"며 만족스러워 했다. 강혁도 "아주 영리한 선수이고 성격도 좋아 국내선수들과 친하게 지낸다"며 헤인즈를 칭찬했다.
▲ 더 강해진다
삼성이 더 무서운 건 지금 전력이 100%가 아니라는 점이다. 대체 외국인선수로 합류한 나이젤 딕슨의 활용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아시안게임 이후 국가대표 3인방이 가세하면 정상 전력을 꾸릴 수 있다. 특히 주목할 건 정통센터 딕슨의 활용이다.
 
안 감독은 "상대팀 매치에 따라 딕슨의 활용도를 점차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KCC전에서 딕슨의 스크린을 활용하며 골밑으로 볼을 효과적으로 투입한 강혁도 "시간이 지날수록 딕슨과 호흡이 맞아가고 있다. 어떤 곳에 패스하면 잘 받아먹는지 보인다. 점점 팀에 융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2002~2003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8년 연속 6강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프로농구 사상 최다연속 플레이오프 진출 기록이다. 안준호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04~2005시즌 이후에도 6년 연속 플레이오프 티켓을 잡았다. 우승도 한 차례 차지했고, 준우승도 두 차례했다. 2000~2001시즌과 2005~2006시즌에 이어 5년 연속 우승 주기가 맞아 들어간다면 올해가 그 차례다.
 
안 감독은 "매년 6강에 올랐는데 거기에 만족할 수는 없다"며 "지금 성적에 만족해서도 안 된다. 이제 겨우 시즌의 6분의 1밖에 치르지 않았다. 1위 경쟁에 대한 의식보다는 일단 한 경기, 한 경기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시점이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동안 팀을 잘 정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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