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참 주장' 강혁, 삼성 돌풍의 중심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0.11.07 09: 46

"제가 뭐 잘한 게 있나요. 우리 후배들에게 고마울 뿐이죠".
아직도 앳된 얼굴이다. 그러나 그도 어느새 팀 내 최고참 위치까지 올라섰다. 서울 삼성 베테랑 가드 강혁(34·188cm)이 늙지 않는 외모처럼 녹슬지 않은 기량으로 팀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강혁의 삼성은 지난 6일 전주 KCC전에서 80-79, 1점차 승리를 거둬 인천 전자랜드와 공동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강혁은 4쿼터에만 8점을 몰아넣는 등 17점·11어시스트의 더블더블 활약으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시즌 초반 삼성의 돌풍이 매섭다. 이정석·이규섭·이승준 등 국가대표 3인방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차출돼 올 시즌 초반 고전이 예상됐던 삼성이지만 오히려 나머지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 기대 이상으로 선전 중이다. 대표 3인방이 빠진 뒤에도 6승2패로 고공비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 중심에 강혁이 있다. 10경기에서 강혁은 평균 8.9점 5.7어시스트 2.8리바운드 1.6스틸로 전방위 활약 중이다. 어시스트 부문 전체 1위.
안준호 감독은 강혁에 대해 "우리 리그에서 가장 2대2 플레이에 능한 선수"라며 "노련하고 경험이 많아 아주 농익은 플레이를 펼친다. 외국인선수들과 호흡도 좋다"고 평가했다. 강혁이라는 든든한 중심이 있기 때문에 삼성이 대표선수들의 공백을 잘 메울 수 있다는 뜻이었다.
 
실제로 강혁은 지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기간 중에도 서장훈과 이규섭이 대표팀에 차출된 위기 속에서 맹활약하며 팀의 승승장구를 이끈 전례가 있다. 그만큼 위기에 더 강한 남자가 다름 아닌 강혁이다.
하지만 강혁은 겸손해 했다. 2대2 플레이에 대해 강혁은 "내가 잘하는 것이 아니라 받아주는 선수들이 잘하는 것이다. 애론 헤인즈와 나이젤 딕슨이 볼을 잘 받아 득점을 올려 어시스트로 연결된 것이다. 그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웃어 보였다.
 
이어 그는 "대표선수 3명이 빠져있지만 나머지 선수들이 집중력을 잘 발휘하고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수비부터 하려고 한다. 수비가 잘 풀리니 공격도 잘 풀린다. 맏형으로서 후배들에게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며 주장의 면모를 보였다.
삼성의 시즌 초반 돌풍으로 이원수·김동욱·차재영의 이른바 슈퍼백업 3인방이 크게 주목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 선수가 바로 강혁이다. 큰 욕심 부리지 않으면서도 결정적일 때마다 한 방씩 터뜨려준다.
 
여기에 팀원들을 살리는 플레이는 가히 돋보인다. 헤인즈에서 파생되는 공격 루트의 다양화도 중간에서 효율적으로 볼을 받아주고 배급하는 강혁의 역할이 크다. 경기 내내 든든하게 팀원들을 뒷받침하면서도 답답한 상황에서는 직접 해결할 수 있는 클러치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
안준호 감독은 강혁에 대해 "최고참이면서도 이기고자 하는 의욕은 팀 내에서 제일 강하다"고 말했다. 그의 플레이도 플레이지만 남다른 정신자세에 높은 평가를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강혁은 우리나이 서른 다섯임에도 불구하고 공을 향해 몸을 날리길 주저하지 않고 있으며 공수 양면에서 악착같이 플레이하고 있다. 외모처럼 플레이도 변치 않고 있는 것이다.
 
강혁은 "힘이 들어도 경기를 계속 이기니까 즐기면서 플레이한다. 억압받지 않고 즐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다른 책임감과 강한 정신력도 결국 농구를 즐기는 마음에서 비롯되고 있는 것이다. 강혁의 플레이가 더욱 빛나는 이유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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