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이 적시타 한 방을 터뜨리며 지바 롯데의 일본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지바 롯데 마린스 김태균(28)은 7일 나고야 돔에서 열린 주니치 드래곤스와 일본시리즈 7차전에서 6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장해 6-6으로 팽팽히 맞선 7회 2사 3루에서 중전 적시타를 작렬시켰다. 일본시리즈 6경기 연속 안타. 지바 롯데도 연장 12회 끝에 8-7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4승1무2패로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05년 이후 5년만이자 구단 사상 4번째 일본시리즈 우승이다. 한국인 선수가 일본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건 장훈-이승엽-이병규에 이어 김태균이 사상 네 번째다.
지바 롯데는 1회초 2점을 선취하며 우승에 한걸음 다가섰다. 그러나 2사 3루에서 김태균이 흔들리던 주니치 선발 요시미 가즈키로부터 맥없는 3루 땅볼로 물러나 추가점을 얻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주니치는 곧이은 1회말 반격에서 안타 3개와 사사구 2개를 묶어 3득점하며 전세를 뒤집었다. 주니치는 2~3회에도 각각 1점·2점을 추가하며 6-2로 경기 초반 주도권을 잡았다.

김태균은 4회초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맞이한 두 번째 타석에서도 요시미의 바깥쪽 슬라이더를 받아쳤으나 1루 땅볼로 아웃됐다. 하지만 지바 롯데는 후속 사토자키 도모야의 2루타와 오카다 요시후미의 적시타로 1점을 따라붙는데 성공했다.
지바 롯데는 5회에도 기세를 이어나갔다. 2사 2·3루에서 이마에 토시아키의 중전 적시타로 1점을 더 따라붙었고 계속된 2사 2·3루 찬스에서 김태균이 들어섰다. 김태균은 주니치 두 번째 투수 가하라 준이치와 5구 승부 끝에 몸에 맞는 볼로 걸어나가며 동점을 향한 징검다리를 놓였다. 주니치는 사토자키의 중전 적시타로 마침내 승부를 6-6 동점으로 만들었다.
침묵을 지키던 김태균의 방망이는 결정적인 순간 빛을 발했다. 6-6 동점이던 7회초 2사 후 이마에가 좌측 펜스를 직접 때리는 안타로 출루했다. 상대 실책으로 2루까지 나가며 순식간에 득점권 찬스가 만들어졌다. 이때 김태균이 네 번째 타석을 맞이했다. 초구에 폭투가 나오며 상황은 2사 3루. 주니치 세 번째 투수 막시모 넬슨의 2구째 바깥쪽 직구에 김태균의 배트가 매섭게 돌았다. 타구는 빠른 속도로 투수 넬슨을 지나 중견수 앞으로 굴러갔다. 짜릿한 역전 적시타. 김태균은 지바 롯데 덕아웃을 바라보며 오른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러나 김태균은 9회 2사 1·3루 찬스에서 아사오 타쿠야의 바깥쪽 포크볼에 배트가 헛돌며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후 김태균은 9회말 수비를 앞두고 교체돼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덕아웃에서 우승 순간을 기다리는 순간, 주니치는 마지막 공격에서 지바 롯데 마무리 고바야시 히로유키를 상대로 첫 타자 와다 가즈히로가 좌중간 펜스를 직격하는 3루타를 터뜨린데 이어 토니 블랑코가 희생플라이를 때려 극적으로 7-7 동점을 만들었다. 김태균의 결승타가 날아가버리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지바 롯데는 연장 12회초 선두타자 이마에가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한 뒤 투수 이토 요시히로의 희생번트로 1사 2루를 만들었다. 사토자키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며 2사 2루가 됐지만 오카다 요시후미가 아사오 타쿠야의 5구째 직구를 받아쳐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 3루타를 터뜨렸다. 지바 롯데는 마지막 12회말을 투수 이토가 삼자범퇴로 막아내며 힘겹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7차전에서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한 김태균 일본시리즈 7경기에서 29타수 10안타 타율 3할4푼5리 2타점으로 팀 우승에 공을 세웠다.
퍼시픽리그 3위로 포스트시즌 막차 티켓을 잡은 지바 롯데는 클라이막스 시리즈에서 세이부와 소프트뱅크를 차례로 꺾고 일본시리즈에 진출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이에 그치지 않고 센트럴리그 우승팀 주니치마저 일본시리즈에서 4승1무2패로 격침시키며 일본 최정상의 자리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지난 1974년 일본시리즈에서 객관적인 전력 열세에도 주니치를 4승2패로 꺾었던 지바 롯데는 이번에도 전력 열세를 딛고 다시 한 번 주니치를 제물 삼아 우승을 차지하는 드라마를 썼다. 페넌트레이스 3위팀이 일본시리즈 패권을 차지한 것도 지바 롯데가 처음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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