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크리스 옥스프링(33, 시드니 블루삭스)이 호주프로야구(ABL) 개막전에서 완벽투를 선보이며 한국프로야구 복귀에 대한 희망이 생겼다.
옥스프링은 6일 저녁 시드니 블랙타운구장에서 열린 캔버라 캐벌리와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솎아내며 3피안타 1사사구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시드니 팀에서 투수 코치역도 맡아 플레잉 코치로 활약 할 옥스프링은 팀의 개막전에서 호투하며 팀 내 다른 투수들에게 코치로서 체면도 세웠다. 옥스프링은 1회부터 안정된 피칭을 선보였다. 직구 최고구속은 140km를 거뜬히 넘겼고, 제구 역시 낮게 형성되면서 1회 세 타자를 상대로 외야 플라이 2개, 삼진 1개를 잡아내며 가볍게 삼자범퇴 시켰다. 첫 삼진은 호주리그에 파견된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문규현(27)이었다.

물론 호주프로리그가 11년만에 부활했지만 메이저리그에서 75%를 투자한 마이너리그 중 하나라고 보면 된다. 보통 메이저리그에게 그 해 계약한 신인 선수들이 호주리그에 참가한 만큼 루키 또는 싱글A정도 수준으로 그리 높지 않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옥스프링의 호투 소식에 전 소속팀이던 LG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옥스프링은 2007시즌 중반, LG에 합류하여 2008시즌까지 두 시즌 동안 43경기에 출전하여 14승 15패(평균자책 3.71)를 기록하며 팀의 주축 투수로 활약했다. 그러나 작년 6월 미국에서 우측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고 7월에는 같은 부위에 인대 접합 수술(일명 토미존 서저리)을 받은 후 성공적으로 재활을 마친 상태다.
LG 역시 그에 대한 아쉬움과 미련이 남았기에 지난 7월 19일 호주에 있던 옥스프링을 한국에 불러 20일간의 일정으로 재활 상태를 점검했다. 당시 LG는 "예상했던 것 보다 몸 상태는 좋다"는 말과 함께 대학팀과 연습경기에도 등판시키며 시즌 말미에 투입하는 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런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당시 옥스프링의 투구를 직접 지켜본 박 감독은 "옥스프링은 실전 등판 경험이 부족해 당장 쓸 수 없는 카드였다"며 "내년 시즌 외국인 선수 후보군 중 한 명일 뿐"이라고 말하며 호주로 돌려보냈다.
지난 1일 미국으로 마무리 훈련을 위해 출국하기 전 박 감독은 옥스프링에 대한 질문에 "옥스프링은 이미 한국에서 성공했던 투수다. 몸만 된다면 우리로서는 분명히 체크 할 것"이라고 말한 뒤 "마무리 훈련지인 미국으로 직접 불러 들일 계획은 없다. 옥스프링은 올 시즌 재 창설된 호주프로야구에서 뛸 예정"이라고 밝혔다. LG와 박종훈 감독은 옥스프링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옥춘이'라는 별명까지 받으며 LG 팬들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옥스프링. 호주프로리그 성적 여하에 따라서 옥스프링은 내년 시즌 한국야구에 복귀할 가능성이 점쳐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같은 팀에서 뛰고 있는 구대성(41)은 개막전 팀이 1-0으로 앞선 9회 2사 후 마운드에 올라 한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호주리그 데뷔전에서 세이브를 기록했다. 이로써 구대성은 한국, 일본, 미국, 그리고 호주까지 4개리그에서 세이브를 올리는 진기록을 갖게 됐다.
agassi@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