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환희 핑크바나나 대표, "파파라치 콘셉트 대박…차별화가 열쇠"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0.11.08 16: 18

-피플- 연매출 50억 27세 CEO  
21세 때 종자돈 300만원 투자 쇼핑몰 창업
구입부터 발송까지 직접…지금은 직원 50명

오프라인 매장 마련 회원과 직접 소통하고파
[이브닝신문/OSEN=장인섭 기자] 온라인 쇼핑몰 시장에서 2~3만원대 후드 티를 주력으로 연간 평균 5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여성의류전문 인터넷 쇼핑몰이 있다. 하루 평균 14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여성복 전문 ‘핑크바나나’다. 온라인 패션 쇼핑몰 1세대에 해당하는 핑크바나나(www.pinkbanana.co.kr)의 장환희 대표(27)는 얼마 전 국내 모 방송국의 인기 오락 프로그램을 통해 ‘연매출 50억의 27세 CEO’로 소개되면서 유명세를 타고있다. 당시 그는 방송에서 “전국 여성 10명중 1명이 이곳에서 옷을 산 셈”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루에도 수십개의 업체가 명멸하는 전쟁터 같은 온라인 쇼핑몰 시장에서 ‘파파라치 콘셉트’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자기영역을 확장해 가고 있는 핑크바나나 장환희 대표를 만났다.
 
-충동적으로 벌인 쇼핑몰 사업
온라인 쇼핑몰 사업을 시작한지 이제 5년여. 연매출 평균 50억원의 번듯한 사업체가 되기까지 장환희 대표는 젊은 날의 열정과 추억을 고스란히 핑크바나나에 쏟아부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혈혈단신 서울에 올라와 아르바이트 등으로 줄곧 의상관련 업종에서 종사했다. 워낙 옷 입는 것을 좋아하고 구경하는 것도 좋아하다보니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그 중에 눈에 들어온 것이 인터넷 쇼핑몰. 쇼핑몰을 통해 옷을 사 입어보고 ‘내가 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모아둔 종자돈 300만원을 투자해 쇼핑몰 창업에 나섰다. 그의 나이 21세 때다.
쇼핑몰을 오픈하고 나서 곧바로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후회가 밀려왔다. 특히 사업과 관련해 물어볼 사람도 없었고 도와줄 사람도 주변에 없었다. 온라인 쇼핑몰이라는 개념도 생소하던 시절,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매일같이 동대문 시장 등을 배회하는 고된 일 뿐이었다.
“처음에는 직원 쓸 돈이 없어서 혼자서 1인 다역을 소화해 내야만 했다.”
쇼핑몰은 제품 사입에서부터 촬영, 웹 작업, 주문 확인, 포장, 발송 등 모든 것에서 그의 손과 발을 필요로 했다. 그리고 밤늦도록 동대문 시장 등을 돌아야 하는 고된 일상의 반복…. 그의 몸과 마음은 차츰 지쳐갔다.
 
-파파라치 콘셉트로 도약
쇼핑몰을 오픈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첫 달에는 아예 매출이 없었고 첫 해 전체 매출도 1000만원을 밑도는 우울한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이 사업을 계속해야 하나?’라는 진지한 고민이 시작될 무렵, 그에게는 일대 변환을 맞이하는 계기가 찾아온다. 잡지를 보다가 우연히 발견한 한 장의 사진. 할리우드 스타들을 찍은 파파라치 샷을 발견한 것이다.
“얼굴을 반쯤 가리는 커다란 선글라스와 가방을 매고 커피를 손에 든 채 어디론가 바쁘게 이동하는 모습, 편안한 복장임에도 뭔가 신비스러움이 감춰져 있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현재는 파파라치 콘셉트가 대부분의 쇼핑몰에서 일반화 됐지만 그때만해도 소비자들에게 큰 화젯거리가 됐다.”
특히 그가 직접 모델로 활약하는 핑크바나나는 그의 체형에 잘 어울리는 후드 티 등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사진을 화보형태로 꾸며 일명 ‘파파라치 컨셉’을 탄생시키면서 말 그대로 대박을 터뜨렸다.
 
-얻은 것과 잃은 것
연매출 평균 50억 쇼핑몰 CEO에 어울리지 않는 청순하고 애띤 얼굴에 자그맣고 가냘픈 외모. 그러나 그는 사업을 시작하면서 특유의 억척스러움으로 지금의 핑크바나나를 일궈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늘어난 7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직원도 50여명으로 늘어났다. 또 올해 초 회사를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이제는 매달 꼬박꼬박 월급을 받는 오너 사장이 됐다.
“창업 초기에 비해 많이 편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조사나 제품 촬영 등 웬만한 일은 아직도 제가 직접 하려고 노력한다.”
창업초기의 헝그리정신이 아직 남아있는 걸까? 그는 현재의 성공에도 안주하기를 마다한다.
“남들보다 빨리 시작 한 것에 대해 잘했다는 생각도 들지만 스스로 포기한 것들에 대한 아쉬움도 크다. 친구도 별로 없고 하고 싶었던 공부도 미뤄야 했다. 서른 이후, 여유가 생기면 다시 도전해 보고 싶은 것들이다”
인생의 절정기를 핑크바나나에 바친 그는 아직 싱글이다. 결혼계획도 아직이다. 다만 이상형을 묻는 질문에 “바다같이 넓은 마음을 가진 남자”라며 수줍게 말했다.
 
-고객에 좀더 가까이
현재 핑크바나나의 고정 회원은 20만명을 웃돈다. 편안하고 저렴한 제품이라는 인식과 함께 오래된 고정회원이 많다.
그리고 창업초기부터 지금까지 계속 핑크바나나의 ‘트렌드 세터’역을 해온 장 대표를 친근하게 생각하는 비슷한 연령대의 고객들이 많아 그가 입는 제품들은 회원들의 입을 통해 곧바로 트렌드가 된다. 그만큼 고객과 쌓아온 신뢰의 깊이가 깊다는 뜻일 게다.
요즘 그는 또 하나의 욕심이 생겼다. 돈을 더 벌어야겠다는 생각은 아니다. 온라인에 비해 매출은 떨어지지만 오프라인 매장을 마련하는 것이다.
“핑크바나나란 간판을 걸어놓고 회원이면 누구나 찾아와 옷도 입어보고 차도 한잔 나눌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다.”
 
-예비창업자를 위한 조언
그는 새롭게 쇼핑몰에 참여하고자 하는 예비창업자들에게 독창적인 차별화와 많은 준비를 하라고 조언한다. 새로 생겨나는 쇼핑몰들은 대부분 카피가 많고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다는 판단에서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다른 쇼핑몰과의 차별화가 중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제품의 품질이다.”
쇼핑몰 사이트가 아무리 허접해 보여도 제품이 좋으면 한번 이용한 고객은 또 다시 찾아온다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기 때문이다.
 
ischang@ieve.kr /osenlif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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