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아시안게임을 왜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시아인을 위한 축제입니까? 아니면 중국인들만을 위한 축제입니까?".
관중석은 텅텅 비었다. 반면 경기장 입구는 암표를 구하는 사람들로 아우성이었다. 8일 오후 중국 광저우 웨슈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북한전의 현장이었다.
애초 중국 정부가 티켓 판매에 제한을 둔 까닭이다. 이상천 광저우 한인체육회 부회장의 설명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네 차례에 걸쳐 티켓을 판매했다. 문제는 그 티켓을 전부가 아닌 30%만 판매했다는 것.

실제로 이 경기에 앞서 광저우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한국 교민은 표를 못 구해서 난리다. 중국 정부가 30%만 표를 팔도록 지시를 내린 것이 그 이유다"면서 "중국 정부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흥행을 바라는 것이 아닌 무탈한 대회를 원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상천 부회장은 "이번 대회의 티켓이 단 2분 만에 모두 매진됐다. 대한체육회와 대한축구협회, 총영사관까지 모두 연락했지만 티켓을 구할 수 없었다"면서 "한국인 유학생을 포함해 300명이 넘게 경기장을 방문했지만 암표나 구할 수 밖에 없는 처지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암표를 파는 사람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도 문제다. 대부분의 재중 교포들은 거액의 암표도 감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티켓 자체가 없으니 구입할 수가 없다. 일부 암표상들의 배짱만 커질 뿐이다. 애초 20위안(약 3300원)에 불과하던 암표는 한때 300위안(약 5만 원)까지 올랐다.
남북한전을 보러 경기장을 방문했다는 한 관광객은 "도대체 아시안게임을 왜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시아인을 위한 축제입니까? 아니면 중국인들만을 위한 축제입니까?"라며 한숨을 내쉰 뒤 경기장을 떠났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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