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긴 2010년. 그 마침표를 아시안게임에서 찍는다.
지바 롯데 김태균(28)이 일본프로야구 첫 시즌을 마치고 광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에 합류한다. 김태균은 9일 오후 2시40분에 귀국해 곧바로 대표팀 숙소인 리베라호텔로 이동할 계획이다. 지난 7일 일본시리즈 7차전에서 데뷔 10년 만에 마침내 우승의 한을 푼 김태균은 그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곧바로 대표팀에 합류하는 것이다. 그야말로 강행군이다.
일본야구 첫 해를 맞아 김태균은 다사다난한 한해를 보냈다. 3월20일 시즌 개막을 시작으로 쉼없이 달려왔다. 페넌트레이스 144경기 중 3경기만 결장한 김태균은 클라이막스 시리즈부터 일본시리즈까지 15경기를 더 치르면서 올한해에만 무려 156경기를 소화하는 대장정을 치렀다. 생소한 일본무대에서 첫 시즌을 보내느라 안 그래도 지친 체력이 바닥이 날 만한 상황이다.

하지만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그간의 지친 심신을 씻은 것이 다행스럽다. 우승 후 김태균은 "지금까지 한 번도 우승을 한 적이 없었다. 우승이 이렇게 좋은 줄 처음 알았다"며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해 괴로웠지만, 우승으로 괴로운 기분을 씻어냈다"고 말했다. 심적으로 적잖은 부담이 있었지만, 우승으로 만회한 것이다. 특히 일본시리즈 5~7차전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타격감까지 끌어올렸다.
김태균은 올 시즌 141경기에서 527타수 141안타 타율 2할6푼8리 21홈런 92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초중반 페이스를 고려할 때 다소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지만 첫 해라는 것을 감안하면 성공적이다. 또한 포스트시즌 15경기에서 58타수 18안타로 타율 3할1푼을 기록했다. 일본시리즈 7경기에서는 29타수 10안타로 타율이 3할4푼5리나 되는데 마지막 3경기에서 14타수 7안타로 5할 타율을 쳤다.
김태균의 가세로 대표팀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김태균은 지난해 열린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영웅적인 활약을 펼친 바 있다. WBC 8경기 모두 4번타자로 출장한 김태균은 26타수 10안타 타율 3할8푼5리 3홈런 11타점 9득점으로 가공할 만한 위력을 떨쳤다. 대회 홈런왕과 타점왕도 바로 김태균의 몫이었다. WBC 대활약을 발판삼아 김태균은 일본프로야구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었다.
조범현 대표팀 감독은 "김태균이 우승을 했으니 심리적인 안정감이 있을 것이다. 체력적인 부분은 일단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야구 일정이 그리 타이트한 편이 아니니 잘 컨트롤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무엇보다 가장 최근에 최고 투수들을 상대했다는 점에서 경기감각은 가장 좋다고 볼 수 있다. 조 감독도 "몸상태를 지켜봐야겠지만 김태균은 추신수·이대호와 함께 타선의 중심"이라고 못박았다.
2001년 대만 야구월드컵을 시작으로 2003년 쿠바 야구월드컵, 2006·2009년 WBC까지 총 4개 국제대회에 참가한 김태균에게 아시안게임은 이번이 처음이다. 생애 첫 아시안게임을 맞이하는 김태균의 방망이에 야구팬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과연 김태균이 일본시리즈 우승에 이어 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목에 걸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