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이라 안된다고? 이젠 옛말!
OSEN 이명주 기자
발행 2010.11.09 10: 47

케이블 방송이 출범한 지 만 15년이 지났다. 지난 1995년 국내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후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성장했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속담처럼 이 기간 동안 한국 방송 환경은 실제로 많은 변화를 겪었다. 출범 초만 해도 일부 방송 관계자나 지상파 수신이 불가능한 지역 주민들만이 케이블을 시청했으나 이제는 케이블 방송이 나오지 않는 가정이 거의 없을 정도이고, 유선방송 및 케이블, 스카이라이프, 인터넷TV, 주문형 비디오 등 다양한 방식의 SO가 생겨났다.
이 같은 변화에는 케이블 방송사의 엄청난 투자와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었다. 끊임없이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다소 자극적이지만 새로운 방식의 방송들을 연달아 만들어 내는 등 지상파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왔다. 그 결과, 지상파 시청률까지 위협하는 여러 킬러 콘텐츠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Mnet ‘슈퍼스타K’ 시리즈다. ‘케이블 자체 제작 프로그램은 다 그저 그렇다’는 선입견을 깨부수고 역대 최고 제작비를 쏟아 부어 만든 ‘슈퍼스타K’는 지난해 방송된 시즌 1과 시즌 2 모두 케이블 사상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우며 멀티 히트했다.  
하나의 신드롬으로까지 발전한 ‘슈퍼스타K’ 열풍은 방송가 및 문화계 전반에도 영향을 미쳐 다양한 아류작들을 양산해냈다. 심지어 MBC에서는 ‘슈퍼스타K를 잡겠다’는 미명 하에 ‘위대한 탄생’이라는 비슷한 포맷의 오디션 프로그램을 갑작스럽게 기획, 지난 5일 첫 방송하기도 했다.
사상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우며 지상파를 울려버린 ‘슈퍼스타K’의 뒤를 이어 케이블 드라마 시장 역시 이른바 ‘대작 열풍’이다.
 
지상파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세했던 케이블 채널에 유명 배우들과 스타 작가-PD 등이 대거 영입되고 제작비 스케일도 커지면서 케이블표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의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작품의 완성도와 재미 등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은 물론이고 지상파 드라마에서는 시도하지 못한 새로운 장르와 참신한 소재가 나오면서 시청률 또한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 5일 첫 방송을 시작한 tvN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생초리’는 인기리에 방영됐던 MBC 시트콤 ‘하이킥’ 시리즈의 김병욱 PD가 기획을 맡아 화제가 된 작품이다. 제작비 36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첫 방송부터 최고시청률 2.3%를 돌파해 대박 시청률 행진을 예고하고 있다.
 
주연 배우들의 면면을 보면 인지도 높은 스타들이 총출동했다는 걸 알 수 있다. 하석진, 이영은, 김동윤, 남보라 등 젊은 스타들과 함께 김학철, 강남길 등 관록 있는 배우들이 뭉쳤다. 이와 함께 이영철 작가, 김영기, 조찬주 PD 등 지상파에서 활약하던 스타 제작군단이 대거 옮겨오면서 케이블TV 드라마의 흐름을 바꿔놓고 있다는 평가다.
 
그런가 하면 OCN에서 방송 중인 국내 최초 메디컬 범죄수사극 ‘신의 퀴즈’에도 충무로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참여해 눈길을 모은다. 스크린에서 브라운관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는 충무로 스타들의 발걸음이 지상파를 넘어 케이블에도 이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5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류덕환은 주인공 괴짜 의사 한진우 역을 맡아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이에 더해 연극배우 박준면, 중견배우 최정우를 비롯해 김태우, 김병옥, 박노식, 이달영 등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한 영화배우들이 깜짝 등장, 작품에 빛을 내고 있다. 그 동안 국내 TV에서는 볼 수 없었던 리얼한 영상미, 탄탄한 수사과정으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MBC드라마넷의 ‘별순검’ 또한 시즌 1, 2에 이어 시즌 3까지 2~3%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지상파 드라마를 능가하는 브랜드 파워를 가진 작품이다. 현재 방송 중인 ‘별순검 3’는 드라마 사상 최초로 1화가 3D로 제작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국형 시즌제 드라마의 본좌 자리를 굳히며 웰 메이드 드라마임을 자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오는 12월에는 케이블 사상 최대 액션 사극인 OCN ‘야차’가 방영될 예정이다. 드라마 ‘다모’의 정형수 작가와 영화 ‘역도산’의 구동회 작가가 공동집필했고, 드라마 ‘추노’ 무술팀, 영화 ‘방자전’의 의상감독 등이 합류했다. 지금껏 TV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었던 화려한 CG를 활용해 역동적인 영상과 파격적인 액션을 선보인다는 포부다. 30억 원이 투입되는 케이블TV 사상 최대 프로젝트 중 하나로 벌써부터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는 지상파와 케이블 간의 구분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며 “비슷비슷한 인물 및 갈등구조의 기존 드라마에서 벗어나 새로운 볼거리를 원하는 시청자들의 필요와 케이블 TV들의 노력이 맞물려 새로운 케이블 드라마 전성시대를 만들 것”이라 전했다.
rosecut@osen.co.kr
<사진> tvN, OC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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