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투수가 한 명도 없었다. 심지어 패전 처리 투수 볼도 까다로웠다".
일본프로야구 진출 첫해 소속팀 지바 롯데 말린스를 우승으로 이끌고 9일 오후 당당하게 귀국한 '4번타자' 김태균(28)의 고백이다.
김태균은 귀국 직후 공항에서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시즌 전 목표로 했던 개인 성적 뿐 아니라 팀도 우승을 해서 매우 기쁘다"고 귀국 소감을 밝혔다. 그는 지난 1월 5일 일본으로 건너가기 전 "국내랑 일본이랑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타율 2할8푼이상, 80~90타점 정도를 기록해 4번 타자로서 역할을 하고 싶다"고 일본진출 첫해 목표를 밝혔다.

정규시즌에서 팀의 4번 타자로 활약하며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기에 김태균은 용병으로서 역할을 100% 수행한 것이나 다름 없다. 그러나 김태균이 목표로 한 것 중에서 미치지 못한 것이 있다. 바로 타율이다. 김태균은 올 시즌 527타수 141안타로 2할6푼8리의 타율을 기록했다. 목표로 했던 2할8푼을 돌파하는데 실패했다.
그 원인은 김태균의 입을 통해서 들을 수 있었다. 올 시즌 가장 까다로웠던 투수 한 명만 꼽아달라는 질문에 김태균은 한참을 생각하더니 "딱히 한 명을 꼽기 힘든 것 같다"고 말하며 "선발투수, 중간계투, 마무리투수 뿐 아니라 심지어 패전처리 투수까지도 공의 위력이 있어 쉽다고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보통 3할 이상을 치는 타자들은 정교함을 가지고 있지만 상대팀 에이스급 투수를 상대로는 3할 이상을 치기가 힘들다. 4타수 1안타 2할5푼이면 선전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구위가 조금 떨어지는 중간계투 및 패전처리 투수가 올라오면 안타를 몰아쳐 타율을 관리한다.
그러나 김태균은 일본 시즌 첫 해였기에 모든 투수들이 다 낯설었을 수 밖에 없었다. 일본 투수들은 한국과 달리 투구 동작을 다양하게 하며 타이밍을 잡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가 말했듯이 아무리 강타자여도 낯선 투수의 볼을 쉽게 치기 힘든 것이 야구다. 그래서 패전투수의 볼도 치기 어려웠다는 말이 나온 것이다.
김태균 역시 "후반기에 안 좋은 것은 조금 아쉬웠다. 그러나 내가 목표로 했던 성적에 가까워 만족한다"고 말했지만 "올해 많이 배웠고 깨달은 점도 많다. 잘 준비해서 내년에는 타율 3할 30홈런을 목표로 하겠다"고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이제 일본 투수들에 대한 적응은 끝난 만큼 체력적인 부분만 뒷받침된다면 그의 바람처럼 내년 시즌에는 진정한 지바 롯데 4번타자로서 진면목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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