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세 번째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SK 와이번스가 마무리 훈련지를 잡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SK는 9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시뮬레이션 홍백전을 치렀다. 오는 13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일본시리즈 우승팀 지바 롯데와의 '한일 클럽 챔피언십' 단판경기에 대비한 훈련이었다.
하지만 정작 선수들의 관심은 마무리 훈련에 더 쏠려 있었다. 예년과 달리 마무리 훈련 일정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원래는 지금쯤 일정이 나오고 마무리 캠프가 차려졌어야 하는데 아무런 소식이 없다"는 한 선수는 "작년처럼 고치가 아니라 난고에 캠프를 차린다는 말도 들었다"면서 "일본으로 갈 때 마무리 캠프 훈련 짐까지 다 싸야 하는지 아니면 한국으로 들어왔다가 다시 나가는지 정해진 것이 없다"고 궁금한 표정을 지었다.
실제로 SK는 이날까지 마무리 훈련지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원래는 지난 2007년부터 이용하면서 SK에게는 '약속의 땅'으로 인식되고 있는 '고치' 캠프가 유력했다. 11월 11일부터 2군 선수들이 캠프를 열면 15일이나 16일 정도에 재활을 제외한 주력 선수들이 합류, 12월 하순까지 계속 훈련하는 일정이었다.
하지만 고치시에서 보내온 공문을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차질이 생겼다.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구단이 이미 19일까지 구장을 예약한 상태라고 알려왔기 때문이다. 20일부터 SK가 구장을 사용할 수 있다 해도 토요일과 일요일 등 공휴일은 사용할 수 없다는 제한적인 내용이었다.
이를 알고 조치에 나선 것이 대만과의 클럽 챔피언십 기간. 김성근 SK 감독은 지난 4일 대만과의 클럽 챔피언십을 마친 직후 "아직 마무리 훈련 캠프를 정하지 못한 상태"라고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 매년 대대적인 마무리 캠프를 차려왔기 때문에 선수단 규모를 줄여야 할 판이었다.
부랴부랴 미야자키 난고를 비롯해 오키나와 구시카와 캠프까지 알아봤지만 이용이 불가능한 상태. 경기장이 괜찮으면 숙소가, 숙소가 가능하면 경기장이 안되는 상황이었다. 김 감독이 오릭스의 미야코지마, 지바 롯데의 이시가키섬 등 일본프로야구팀의 스프링캠프지까지 알아봤지만 여의치 않은 상태라고.
현재는 다시 고치시와 조율을 거치고 있는 단계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매년 해왔던 일인데 일일이 내 손을 다 거쳐야 하니 답답하다"면서 "앞으로 타격 코치와 피칭 인스트럭터까지 구해야 하는데"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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