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천후 미들맨은 누가 될 것인가.
모든 초점은 선발투수들에게 몰려있다. 오는 13일 첫 경기 대만전 선발로 내정된 류현진과 일본전 선발이 유력한 양현종에게 시선이 집중돼 있다. 경기를 만드는 선발투수들의 역할은 더없이 중요하다. 하지만 단기전은 어떤 식으로 변수가 튀어나올지 모르는 승부.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전천후로 활용될 미들맨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시점이다. 역대 국제대회에서도 그랬다.
지난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구대성이 전천후 미들맨 역할을 잘 소화해냈다. 구대성은 당시 5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1.13으로 호투했다. 8이닝을 던지며 6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막았다. 전성기가 지난 나이였지만 특유의 토네이도 투구폼에서 뿜어지는 좌우 코너워크에 타자들이 당했다. 워낙 경험이 풍부하고 노련한 투수라 언제 어느 상황에서든 믿고 맡길 수 있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윤석민이 그 역할을 이어받았다. 대체 선수로 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한 윤석민은 대회 5경기에 등판해 2승1세이브 평균자책점 2.35로 호투했다. 5경기 모두 구원등판해 고비마다 상대의 흐름을 끊었다. 7⅔이닝 동안 6피안타 1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잘 던졌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구원투수로 성공한 경험과 두둑한 배짱이 큰 무대에서도 빛을 발했다.
2009년 WBC에서는 '국민노예' 정현욱이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WBC에서 생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정현욱은 5경기에서 구원으로 나와 1승 평균자책점 1.74로 든든한 미들맨 역할을 소화했다. 10⅓이닝 8피안타 1볼넷 13탈삼진을 기록했다. 트기 9이닝당 탈삼진이 11.3개에 이를 정도로 절정의 구위를 자랑했다. 위기 때마다 마운드에 올라 힘 있는 직구로 정면승부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이들처럼 든든한 전천후 미들맨이 필요하다.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점쳐지는 한국이지만, 난적 대만과 정보가 부족한 일본에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안혹 있다. 혹시 모를 경우를 대비해 언제든 마운드에 올라 제 몫을 해줄 수 있는 전천후 미들맨이 중요하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봉중근을 필두로 윤석민·안지만·송은범 등이 전천후 미들맨 역할을 소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봉중근과 윤석민은 좌완과 우완으로서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하고 선발·불펜 모두 가능하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높다.
조범현 감독과 김시진 투수코치는 투수들의 상태를 면밀히 살펴보며 보직을 최종 결정할 계획. 과연 누가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든든한 전천후 미들맨이 될지 주목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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