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지석 미국 통신원] 삼국 시대 촉한의 유비는 제갈량을 얻기 위해 몸소 제갈량의 초가집으로 세 번이나 찾아갔다. 뉴욕 양키스의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 역시 삼국지라도 읽은 것일까. FA 최대어 클리프 리를 영입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 캐시먼 단장이 11일(이하 한국시간) 리의 집이 있는 미 중남부의 아칸소 주를 직접 찾아간다.
리에게 장기계약의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그가 얼마나 양키스 구단에 적합한 투수인지를 설명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양키스의 에이스 C C 사바시아는 과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시절 리와 한솥밥을 먹으며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리의 에이전트인 대릭 브라우니커는 사바시아가 양키스로 옮길 때 체결한 7년 1억6천200만 달러를 상회하는 계약을 희망하고 있는 가운데 직접 아칸소를 방문해 리의 가족과 면담을 갖는 캐시먼 단장이 어떤 빅딜을 제시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첫 만남이기 때문에 친숙감을 갖도록 한다는 계획인 캐시먼 단장은 리의 아내인 크리스틴에게 플레이오프 기간 중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사과할 것으로 알려졌다.
리의 경기를 보기 위해 양키스 구장을 찾았던 크리스티는 일부 팬들이 침을 뱉으로 야유를 보내 곤혹에 처했던 경험이 있다. 이유는 리가 양키스를 상대로 너무 잘 던졌다는 것. 하지만 브라우니커 에이전트는 당시 사건이 리의 행보를 결정짓는데는 아무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견해를 드러낸 바 있다.
사실 양키스는 지난 7월 리를 영입할 뻔 했지만 막판에 무산됐다. 당시 리의 소속팀인 시애틀 매리너스가 리를 보내는 대가로 양키스 마이너리그 최고 유망주인 헤수스 몬테로를 요구해 협상이 결렬됐던 것. 몬테로는 2011년 지명타자로 전향할 것으로 보이는 호르헤 포사다를 제치고 양키스 주전 포수로 출전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양키스로서는 리를 영입하지 않은 것이 결과론적으로 2년 연속 우승에 실패한 원인이 됐기 때문에 이번에는 어떻게든 포스트시즌에 유독 강한 리를 꼭 영입하겠다는 굳은 결의를 다지고 있는 것이다.
절친한 사이인 사바시아와 그의 아내는 리가 양키스와 계약하는 것을 기정 사실화해 내년 리 가족이 뉴욕에서 살 집을 벌써부터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고초려를 위해 아칸소를 향해 떠난 캐시먼 단장이 어떤 열매를 안고 뉴욕으로 돌아갈 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