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조동찬-이원석, 공항에서 또 대비된 그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11.11 07: 09

전도유망한 내야수 두 명. 한 명은 4년 전 굴욕을 씻는 금메달 수확에 집중했고 또 한 명은 미련을 버리고 새 시즌을 꽃피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극적으로 광저우 아시안게임 행 티켓을 손에 넣은 조동찬(27. 삼성 라이온즈)과 부상으로 인해 대표팀 승선에 실패한 이원석(24. 두산 베어스)이 그 주인공이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은 지난 10일 아침 인천공항에 모여 결전의 땅 광저우로 갈 채비를 마쳤다. 선수들이 대체적으로 피곤한 가운데서도 금메달에 대한 희망은 잃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같은 시각 두산 선수단은 마무리 훈련이 펼쳐지는 일본 미야자키로 떠나기 위해 인천공항을 찾았다.

 
조동찬과 이원석은 대표팀 승선에 있어 서로 희비가 엇갈린 케이스. 올 시즌 2할9푼2리 9홈런 51타점 33도루(5위)를 기록하며 호타준족의 위력을 발산한 조동찬은 62인 예비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으나 좋은 활약상을 펼치며 추가 케이스로 예비 엔트리에 오른 뒤 최종 엔트리까지 승선하는 기쁨을 안았다.
 
이는 지난 8월 19일 이원석이 오른손 중지 골절상을 당하면서 생긴 일. 선수 선발에 있어 수비력을 중시하던 조범현 대표팀 감독은 당초 내야 전 포지션을 안정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이원석을 내야 멀티 플레이어로 염두에 두었으나 이원석이 부상을 당하면서 이틀 후 내야 멀티 요원 활용이 가능한 조동찬을 예비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어찌 보면 두 선수가 자리를 맞교대했다고도 볼 수 있다.
 
4년 전인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 이름을 올렸으나 동메달에 그치며 분루를 삼켰던 조동찬에게는 다시 기회가 주어진 셈. 그러나 이원석은 한 달 가량 부상 치유에 힘쓰면서 최종 엔트리에서 자신의 이름이 누락되는 순간 고개를 떨궜다. 10일 이들은 약간의 시간 차를 두고 대조적인 표정으로 비행기에 올랐다.
 
부산 연습경기 막판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했던 조동찬은 피곤한 가운데서도 금메달을 향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이번에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곧바로 군입대를 준비해야 하는 입장인 만큼 조동찬은 반드시 금메달을 따내겠다는 각오를 숨기지 않았다.
 
"절친한 지인께서 꼭 금메달을 땄으면 한다면서 거의 매일 절에 가신다고 하시더라구요. 팬들께서도 꼭 금메달 따고 돌아오라고 응원해주시고. 팀의 금메달이 저에게도 커다란 기회가 되는 만큼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대표팀 상비군 격인 대륙간컵에 나선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마무리 훈련에 참가하게 된 이원석의 표정은 크게 어둡지 않았으나 일말의 아쉬움은 드러났다. 대표팀에 뽑히는 영광을 뒤로하는 아쉬움보다 일단 다음 시즌 더 좋은 성적을 올리면서 팀 우승과 생애 최고의 한 해를 누리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다는 마음이다.
 
"언제 군대를 가게 될 지는 모르겠어요. 그래도 후회 없이 다음 시즌을 보내는 게 우선이니 현재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지금은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며 뛰고 있지만 이들은 분명 현재보다 내일이 더욱 기대되는 선수들이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쉽게 가질 수 없는 장점을 지닌 두 내야수들은 다음 시즌 어떤 활약상을 보여줄 것인가.
 
farinelli@osen.co.kr 
 
<사진> 조동찬-이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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