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포커스] 홍명보호, 요르단전 대승은 '반성'의 힘?
OSEN 황민국 기자
발행 2010.11.11 07: 45

"반성의 시간을 가진 것이 분위기 반전에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구자철).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이 10일 요르단전 4-0 대승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그런데 그 원인이 흥미롭다. 바로 반성의 힘이라는 것.
구자철의 설명에 따르면 선수들은 지난 9일 저녁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북한전 패배로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고 최선을 다하자는 의미였다. 박주영의 가세로 대화의 시간이 필요하기도 했다.

구자철은 "(반성의 시간이) 앞으로 더욱 강해질 수 있는 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원래 우리의 플레이를 되찾자는 각오였다"며 담백한 미소를 지었다.
실제로 반성의 힘은 놀라웠다. 홀로 두 골을 터트린 구자철을 비롯해 지동원과 구자철, 김보경 등이 기대했던 모든 플레이를 보여줬다. 다소 수비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홍명보 감독의 말대로 "어린 선수들에게는 당연한 모습"이었다.
이에 대해 지동원은 "저녁 시간에 선수들이 모여 속마음을 털어 놓았다. 하나가 되자. 경기에 못 뛰는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이었다"며 반성의 효과를 인정했다. 신광훈도 "반성의 시간에서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했다. 문제점을 고치자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더욱 재밌는 것은 반성의 시간이 홍명보 감독이 모르게 진행됐다는 데 있다. 홍명보 감독은 요르단전이 끝난 뒤 '어제 선수들과 따로 시간을 가졌냐'는 질문에 "그럴 시간이 없었다. 하루 밖에 시간이 없어 선수들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없었다"고 말한 것이 그 증거.
이내 홍명보 감독은 "선수들의 자발적인 행동이었던 것 같다. 팀을 위해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강점이다"고 멋쩍은 미소를 짓고 말았다.
한편 반성의 시간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던 박주영은 의외로 자신의 역할이 그리 크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박주영은 "선수들이 스스로 좋은 경기를 원하는 마음이 있었다. 그런 강한 의지가 있었기에 오늘 대승이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tylelomoo@osen.co.kr
 
<사진> 광저우=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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