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때 아닌 숨바꼭질이 유행하고 있다. 이른바 라이터 숨바꼭질이다.
라이터 숨바꼭질은 이번 대회의 철저한 보안 검색이 원인이다. 테러가 없는 대회를 표방하고 있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측은 모든 경기장의 출입구에서 검문을 실시하고 있다.
안전한 대회를 위한 검문이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꺼이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문제는 이 검문의 불똥이 흡연자들에게 튀었다는 것. 조직위 측은 라이터를 집중 단속했다. 반입 금지 품목에 인화물질이 포함된 탓이다.
흡연자들의 불만이 득달같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했다. 흡연자가 갑자기 금연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흡연자들의 불만이 더욱 커진 것은 검문만 통과하면 담배를 마음껏 피울 수 있는 여건 때문이었다. 경기장 곳곳에는 친절히 재떨이까지 비치되어 있었다.
상황이 이러니 검문만 무사히 통과하면 된다는 인식이 생기는 것이 당연했다. 라이터 숨바꼭질의 시작이었다.
열 명의 포졸이 한 명의 도둑을 잡지 못한다는 말은 틀리지 않았다. 몰래 라이터 반입에 성공하는 사례가 퍼져나갔다.
방법도 다양했다. 잘 검사하지 않는 발목에 몰래 숨기거나 신발에 넣어두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조금 더 대담한 이들은 가방 속 깊숙이 넣어두거나 다른 소지품과 섞어 놓고 모른 척하는 능청스러움을 보였다.
그러나 보안 관계자들의 대응도 재빨랐다. 평소와 달리 신발까지 벗도록 요구했고 가방은 모든 주머니를 열어보며 라이터를 찾아냈다. 심지어 담배가 발견되면 라이터를 어떻게든지 잡아내는 집요함을 보이면서 흡연자들을 질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흡연자들도 그리 쉽게 포기할 리는 만무했다. 새로운 방법을 찾아가고 있었다. 아예 엑스레이 검색대에 걸리지 않는 수단까지 강구하면서 또 한 번의 숨바꼭질을 예고하고 있는 눈치다. 물론, 찾는 쪽도 포기하지 않을 모양새니 이 숨바꼭질은 대회가 끝나는 27일까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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