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흔히 축농증이라고 부르는 병은 정확한 병명으로는 부비동염이다. 한방에서의 병명은 비연이라고 한다. 코에 연못이 생겼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콧병을 가리키는 비연을 뇌루 질환라고 하며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담이 열을 뇌에 옮기면 줄기가 매워지고 탁한 콧물이 흘러서 그치지 않는다. 주에 이르기를 담액이 아래로 흘러내려서 탁한 콧물이 되는데 샘과 같이 흘러 비연이라 하니 오래도록 그치지 않으면 반드시 코피을 이루어서 눈이 어두어진다”라고 했는데 이는 뇌와 코의 관계에 대한 옛사람들의 인식을 보여준다,
그래서 코 질환이 오게 되면 기분이 우울해지고, 기억력이 저하되며, 집중력이 떨어져 정신이 산만해진다.
동의보감 鼻部의 후편에서는 비연의 다른 이름으로 공뇌사인데 이는 벌레가 뇌를 갉아먹는 증상이라는 뜻을 의미하고 있다. 수세미 넝쿨 중 뿌리 가까운 부분을 잘라 불에 태워 술을 타서 마시면 치료가 된다고 하였으니 코와 뇌와의 관계를 해부학적으로 인식하고 치료에 응용한 우리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부비동은 얼굴의 광대뼈, 양미간의 뒤, 그리고 이마의 뼈 속에 있는 빈 공간을 말하는데, 좌우 4개씩 부비동이 있는데 상악동, 사골동, 전두동, 접형동으로 나눠져 있다. 부비동은 해부학적 구조로 보았을 때 뇌와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부비동염은 부비동의 부종이나, 염증을 말하는 것으로, 안면통 및 두통, 코 훌쩍거림, 밤에 심해지는 기침, 등의 증세를 보인다. 2-3주 이내의 부비동염을 급성 부비동염(급성 축농증)이라고 부르고, 2-3개월 이상 되면 만성 부비동염(만성 축농증)이라고 한다. 보통 만성 부비동염은 잘 치료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 부비동염(축농증) 원인
부비동염은 부비동 입구가 무엇인가에 의해서 막히거나 부비동 안에서 만들어진 점액질의 배출이 잘 안되어서 발생한다. 부비동 염증의 일반적인 원인은 감기 등의 상기도 감염, 알레르기성 질환, 대기오염과 담배 연기, 비강 내 처치나 고지대로의 여행이나 잠수, 사춘기에서의 호르몬의 변화, 당뇨나 면역성 질환 등이다. 보통 찬 공기는 부비동염의 발생 율을 높이며, 코에 직접 사용하는 점막수축제의 과도한 사용이나, 수영, 다이빙등도 부비동염의 발생을 높인다.
◆ 부비동염(축농증) 증상
부비동염이 생겼다는 것을 우선 증상으로 의심할 수 있다. 감기가 좋아졌다가 나빠졌다 하거나 얼굴 한족에 통증이 있거나 몸을 앞으로 숙일 때 통증이 생기거나, 황색 또는 녹색의 콧물, 윗니의 통증 등이 그러한 예들이다. 또한 3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 목 뒤로 지속적으로 콧물이 넘어가는 느낌(후비루)들도 부비동염을 의심하게 하는 증상들이다.
◆ 부비동염(축농증)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
부비동염의 개선을 위해 우선 생활습관과 주위환경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이를 개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먼저 적당한 수면이 필요하다. 그러나 누워 있는 자세가 코 점막의 충혈을 증가시켜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만일 한족의 부비동에서 증세가 있을 경우에는 코가 덜 막히는 쪽으로 눕는 것이 좋다.
따뜻한 물을 한 모금씩 마시거나, 물을 자주 마시고 아울러 수증기를 들여 마시는 것이 코 막힘의 완화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뜨거운 물을 적신 수건을 얼굴에 갖다 대서 뜨거운 김을 쏘이거나 뜨거운 물잔으로부터 올라오는 수증기를 들여 마시는 등의 방법으로 뜨거운 김을 호흡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화상을 입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가습기는 특히 추운 계절에 도움이 되는데 코와 부비동을 덮는 점막의 부종이나, 건조, 자극 등의 방지에 도움이 되고 점액을 묽게 하여 코를 푸는 것에도 도움이 된다.
과량의 비강내 점액질을 제거하기 위해서 비강을 식염수로 씻어 주는 것이 필요한데 이 식염수를 주사기나 비닐 병에 조그만 입구를 통하여 코에 뿜어 준다. 식염수는 0.9% 생리식염수가 가장 효과도 좋고 안전하다. 이때 들여 마시지 말고 물이 코앞에서 다시 흘어 나오게 하고 하루에 3회 정도가 적당하다.
◆ 부비동염(축농증)에 좋지 않은 음식
음식과 부비동염과의 상관관계에 관한 연구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간혹 영향을주므로 어떤 음식이 증상을 악화시킨다고 느껴지면 이 음식의 섭취를 피하는 것도 필요하다. 체질에 따른 음식의 조절이 필요한 경우가 있으므로 한의사의 진단에 따라 식이요법을 추천받는 것이 필요하다.
대체적으로 찬 음식, 인스턴트 음식은 부비동염 뿐만 아니라, 비염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절대적으로 피하는 것이 좋다. 대기오염 물질은 증세를 악화시키므로 특수한 여과기를 가진 공기정화기도 필요하다.
◆ 한의학에서의 부비동염(축농증) 치료
한의학에서는 침과 뜸, 한약(내복약과 흡입약)을 사용하여 증상을 개선하고 재발을 막는 것을 목표로 하여 치료를 진행한다.
환자나 보호자가 해줄 수 있는 지압요법이 효과적인데 침을 시술하는 경혈을 손으로 자극하는 방법이다. 미간의 인당(印堂), 양쪽 콧방울의 아래의 영향(迎香)을 손가락 끝으로 3초간 가볍게 누르고 3초간 쉬는 것을 반복하여 50~100회를 하루에 3회 정도시행하게 되면 경락의 흐름을 바로 잡아서 증상을 개선시키게 된다.

한의원에서 침구 치료시에는 영향, 인당 경혈이외에 곡지, 합곡, 족삼리, 거료, 상성, 비통혈에 취혈한다. 한약치료는 우선 체력을 고려하여, 체력이 실할 경우는 선방활명음이나, 갈근해기탕, 방풍통성산을 허약할 경우는 탁리소독음, 보중익기탕, 반하백출천마탕, 창이자산 등을 고려한다. 체질진단에 따른 체질약으로 코점막 치료나, 재생치료로 근본치료를 한다.
만성 부비동염의 경우 치료기간이 길고 호전되더라도 재발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증상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거나 호전이 없는 경우 정확한 진찰을 받을 것을 권한다. /한의사 최윤석(수원시/영통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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