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불량남녀’에서 임창정 옆에서 훤칠한 키와 시원시원한 마스크로 시선을 사로잡는 신인 배우가 있어 눈길을 끈다. 극중에서 신세대 형사 역할을 맡아 자신의 직장인 경찰서 안에서 여자친구와 화상통화를 하고 빚 때문에 쩔쩔매는 직장 선배인 임창정에게도 구박과 타박의 말을 서슴지 않고 하는 정은우(24)이다.
고 앙드레김의 무대에 자주 오를 정도로 뛰어난 바디 라인과 패션 감각을 갖고 있는 정은우는 2007년 앙드레김 베스트스타 어워드 신예스타상을 수상하며 이목을 끌었다. 사실 그는 모델 출신 연기자가 아니라 중고등학교에서 농구 선수로 활약했다.
“키가 좀 커서 모델 출신이 아니냐고 많이 물어보시는데 사실 농구 선수였어요. 송도중학교와 송도고등학교에서 농구를 했었어요. 포워드를 맡았습니다.”

정은우는 그가 20살 때는 2006년 KBS 드라마 '반올림3'로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 ‘불꽃놀이’ ‘히트’ 등의 작품에 출연했다.
“제가 연기를 학원을 가서 배우고 그런 게 아니라 현장에서 배웠어요. 그리고 외모적으로 나이가 많이 보여서 나이대가 실제보다 훨씬 많은 역할을 맡게 됐죠. 아무래도 경험이 부족하고 연기도 부족하다고 생각을 해서 ‘히트’가 끝난 다음에는 학교 생활(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을 열심히 했어요. 1년간 준비해서 2010년부터 ‘불량남녀’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극중에서 임창정처럼 자신의 맡은 사건에 대해서 전투적으로 목을 매는 형사도 아니고 또 여자친구와의 닭살 돋는 애정행각도 경찰서 안에서 하는 지극히 현대적이고 현실적인 신세대 형사 역할을 맡아 유연하게 소화했다.
“장르가 코미디 영화라서 저까지 웃기려고 하면 전체적인 흐름이 깨질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그냥 신세대 형사로 역할에 충실하려고 했어요. 강력계 형사이면서도 여자친구와 화상 통화를 할 수 있는 그런 형사죠. 형사라는 느낌보다는 대중적으로 다가가려고 했습니다. 임창정이 열혈 형사로 나오니까 그와 반대로 젊은데 패기가 넘치기 보다는 일할 건 하고 적당히 놀기도 하는 형사로 캐릭터를 만들어가려고 했어요.”
함께 호흡을 맞춘 임창정에 대해서는 “‘히트’부터 형사나 무사, 특수 요원, 국정원 요원 등의 직업군 역할을 했었어요. 제가 좀 이미지가 세 보여서 그런 역할들만 했었죠. 이번에도 그런 캐릭터이지만 좀 다르게 풀고 싶었어요. 딱딱하고 강한 이미지가 아닌 릴렉스한 연기를 하고 싶었고 임창정 선배님한테 그런 부분에서 조언을 많이 구했어요.”
“임창정 선배님이 조언해 주신 것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일단 네가 욕심이 앞서고 하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해서 자신의 의욕만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연기를 잘 받으려고 하면 자연스럽게 제 역할도 잘 산다고 하셨어요. 신인 연기자의 입장에서는 자기 역할이 크지 않아서 더 많은 것들을 욕심내서 만들어가려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더 많은 것을 놓칠 수 있다고 하셔서 그 부분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정은우는 좋아하는 선배 배우로 수애와 차승원을 꼽았다. “수애 선배님 영화를 극장에서 모두 봤어요. 가장 좋은 것은 수애씨의 목소리. 목소리가 너무 좋아요. ‘심야의 FM’까지 봤는데 목소리가 너무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래서 꼭 한번 영화든 드라마이든 함께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
“차승원 선배님은 양단의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일단은 외적인 카리스마도 굉장히 넘치시지만 그걸 코믹한 것으로 잘 푸셨어요. 그런 점에 있어서 배울 것도 많고 연기를 할 때 어떤 식으로 인물에 들어가는지도 궁금해요. 외형적인 이미지가 갖춰져 있기 때문에 깨부수기가 어려운데 그걸 어떻게 부수고 나오셨는지 배우고 싶어요. 저도 외형적인 이미지가 세서 그런 부분에 고민이 많거든요.”
마지막으로 정은우는 “앞으로도 좀더 드라마적인 요소가 많은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어요. 형사 변호사 의사 그런 캐릭터는 환경적인 요소 때문에 더 정형화된 느낌을 많이 주기 때문에 일상적인 드라마에서 인간적인 캐릭터를 더 하고 싶습니다.”라고 전했다.
crystal@osen.co.kr
<사진> 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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