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도쿄돔, 박광민 기자"9명이서 1회씩이라도 던져서 이겨야 하지 않겠냐 VS 일본 12개 팀을 대표해 나온 챔피언 팀이다. 꼭 이기도록 할 것이고 그 모습을 보여주겠다".
입은 두 개였지만 승리를 다짐하는 것은 똑같았다. '아시아 정벌'을 다짐한 김성근(68, SK 와이번스) 감독과 지바 롯데 마린스 니시무라 노리후미(50) 감독이 12일 오후 1시 도쿄돔에서 열린 '한일 챔피언십 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내일(13)있을 한일 챔피언십 시리즈에 필승을 다짐하며 차분하게 답변했다.
김성근 감독과 니시무라 감독은 지난 2005∼2006년 지바 롯데 시절 코치로서 같은 팀에서 함께 했다. 당시 김성근 감독은 이승엽의 전담 코치로 시작해 타격 부분에서 순환 코치를 맡았고 니시무라 감독은 보비 발렌타인 감독 밑에서 헤드 코치를 맡았다.

그러나 4년이 지난 현재 이들은 한국과 일본의 양국 프로야구 챔피언 자격으로 단판 승부를 통해 진정한 아시아 챔피언을 가리는 순간에 놓였다.
김성근 감독은 "시즌 마치고 대만에 지난주에 다녀온 뒤 일본에 왔다. 아시안게임에 7명이 빠졌다. 한국이 추워서 훈련도 제대로 못해서 좋은 상태는 아니다"고 현재 팀 상태를 설명했다.
니시무라 감독도 "일본 시리즈 끝나고 피로가 쌓였지만 3일간 쉬었다. 내일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김 감독은 지바 롯데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지난 겨울 일본 스프링캠프에서 연습경기 때 롯데와 경기를 하면서 예전에 내가 있었을 때보다 팀 컬러가 많이 바꼈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1년 만에 대단한 팀이 됐다. 시합하기 상당히 껄끄러운 상대가 됐다"고 칭찬했다.
니시무라 감독도 SK에 대해 "Sk팀 사정은 잘 모른다. 그러나 김성근 감독님이 가르치고 계신 팀이기에 훈련도 많이 했고 좋은 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저희들이 분석을 했어도 이 자리에서 말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SK전을 대비해 많은 관계자를 통해서 분석을 했다"고 말을 아꼈다.
김 감독은 "2006년 롯데를 그만두고 한국 돌아가서 헤어질 때 2007년에 아시아시리즈에서 챔피언십에서 만나자고 발렌타인 감독과 약속 했는데 4년 만에 원하던 것이 이뤄져 반갑다. 거꾸로 나에게는 상당히 친근한 시합이 될 것 같다"고 말한 뒤 "롯데에서 2년 있으면서 내 시야가 넓어졌다. 아시아가 아니라 세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야가 변했고, 이것이 한국야구 발전 뿐 아니라 세계야구 발전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 SK에서 우승 3번했는데 롯데에서 있던 시간이 도움이 됐다"며 지난 시간을 돌이켰다.
김 감독은 또 지바 롯데 니시무라 감독에 대해 "발렌타인 감독 시절 헤드 코치로 있으면서 2년 동안에 서로 잘 지냈다. 그런데 한 번 내가 니시무라 감독, 당시 헤드 코치에게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발렌타인 감독이 자신의 지시 외에는 어떤 훈련도 하지 못하게 한 것에 대해 왜 그렇게 하고 싶은 말이 없고 참냐고 말했다. 2년 동안 참고 답답해 보였다. 그렇게 말 안 해도 괜찮겠냐고 그랬다. 그런 인내가 올해 우승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던 것 같다"고 말하며 니시무라 감독을 쳐다보며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니시무라 감독도 "김성근 감독님과 함께 하면서 타격에 대해서 많이 배웠다. 발렌타인 감독과 함께 하는 동안 하고 싶으신 말도 많이 있으셨는데 참으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내일 시합 키포인트가 될 선수를 묻자 김 감독은 "기둥이 빠졌다. 투수 9명 데려왔으니까 9명이서 1회씩이라도 던져서 이겨야 하지 않겠냐"며 "SK는 끈질긴 팀이다. 어쨌든 승리를 기대하며 시합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주축 타자인 김태균 빠진 것에 대해 니시무라 감독도 "내일 시합에는 김태균이 없지만 내일 것은 당일에 생각해 보겠다"며 한 선수가 아닌 모든 선수에 대한 믿음으로 우승을 일궈낸 것처럼 모든 선수들에게 강한 믿음을 나타냈다.
SK와 지바 롯데는 12일 오전과 오후에 각각 2시간씩 최종 훈련을 통해 컨디션 점검을 마쳤다. 승자는 내일 결정 난다.
agassi@osen.co.kr
<사진>도쿄돔=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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