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파이널 3연패에 실패한 아픔을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씻을 수 있을 것인가. 한국 사격의 대들보 진종오(31. KT)가 13일 공기권총 50m서 4회 연속 종합순위 2위를 노리는 한국의 첫 금메달을 겨냥한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공기권총 50m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동시에 2009년까지 월드컵 파이널 2연패에 성공하며 한국 사격의 자존심으로 우뚝 선 진종오. 그러나 최근 페이스는 아쉬움이 있었다.

진종오는 지난 10월 26일 독일에서 열린 국제사격연맹(ISSF) 공기권총 남자 50m 본선에서 총 553점으로 출전 선수 11명 중 10위에 그치며 결선조차 오르지 못하는 굴욕을 맛보았다. 월드컵파이널 3연패의 꿈이 한 순간에 무너진 것.
이튿날에도 진종오는 '부전공'과도 같은 10m 우승에 도전했으나 결선합계 682.2점으로 5위에 머물렀다. 베이징 올림픽을 기점으로 세계 최고 저격수 중 한 명으로 떠올랐던 진종오 답지 않은 최근 행보다.
도시는 다르지만 2년 전 자신에게 세계 최고라는 영광을 안겨 준 약속의 땅 중국에 돌아온 진종오. 한국의 대회 첫 금메달로 슬럼프 탈출까지 노리는 진종오지만 상황이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일단 진종오와는 2년 전까지 각급 대회마다 메달 색깔을 달리하며 라이벌로 꼽힌 북한 김정수(33)가 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50m와 10m 부문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로 진종오에게 간발의 차로 뒤진 뒤 금지약물 검출로 인해 메달 박탈 및 2년 간 선수 활동 제재를 받았던 김정수는 진종오를 밀어내고 실추된 자존심을 확실히 세우겠다는 각오다.
김정수의 메달 박탈 덕택에 베이징올림픽 50m 동메달에서 은메달로 색깔이 바뀐 중국 베테랑 저격수 탄종량(39)도 무시할 수 없다. 세 저격수의 2년 전 맞대결은 가슴 졸이는 접전 끝에 진종오의 승리로 돌아갔던 만큼 기량과 경험을 두루 갖춘 세 선수의 대결이 명승부가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자신의 주종목인 공기권총 50m 금메달로 슬럼프 완벽 탈출까지 노리는 진종오. 2년 전 손에 땀을 쥐는 드라마를 보여주며 국민들을 기쁘게 했던 그가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멋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될 것인가.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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