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에게 보은하고 싶다".
SK 일본인 투수 카도쿠라 켄(37)이 결의를 보였다. 카도쿠라는 13일 도쿄돔에서 열리는 지바 롯데와의 한일 클럽 챔피언십에 선발 등판한다. '한국 챔피언' SK에서 일본인 투수 카도쿠라가 '일본 챔피언' 지바 롯데를 겨냥하는 모양새부터 남다르다. 카도쿠라는 국적을 떠나 팀의 자존심을 걸고 나온다. 특히 김성근 감독에게 승리를 선사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지난 12일 '스포니치' 보도에 따르면 카도쿠라는 "김성근 감독에게 보은하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 1995년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주니치에 입단한 카도쿠라는 1997~1998년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하며 주축 투수로 올라섰다. 이후 긴테쓰-요코하마-요미우리를 거쳤다. 2005년에는 개인 최다 탈삼진 177개로 이 부문 1위를 차지하며 개인 최다 11승을 올렸고 2006년에도 10승으로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뒀다. 그러나 요미우리 이적 후 부진에 빠지며 2008시즌 종료 후 방출 통보를 받았다. 이후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던졌으나 좌절되면서 2009년 4월 SK의 부름을 받았다.

이 시기를 카도쿠라는 '야구가 싫었던 때'라고 떠올렸다. 한국프로야구에 정통한 무로이 마사야씨의 12일자 '스포츠나비' 보도에 따르면 카도쿠라는 "요미우리에 있을 무렵 야구가 싫어지기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은 대단히 즐겁다. 실력이 좋은 선수들이 있을뿐만 아니라 모두 시합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며 "김성근 감독에게 보은하기 위해 반드시 헹가레치고 싶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그만큼 김성근 감독에게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는 카도쿠라다.
카도쿠라는 지난해 28경기에서 8승4패1홀드 평균자책점 5.00으로 평범한 성적을 냈지만, 김성근 감독의 믿음아래 재계약에 성공했고 올해 보란듯 재기했다. 30경기에서 14승7패 평균자책점 3.22로 SK 선발진을 책임졌다. 다승 공동 4위, 평균자책점 3위에 오르며 외국인 투수 중 최고 성적을 냈다. 올해로 우리나이 38살이 된 베테랑인 그는 일본에서도 포기한 선수였지만, 한국에서 '재활전문가' 김성근 감독을 만나 재기에 성공했다. 이제 일본에서 자신의 재기를 입증하는 것만 남았다.
지난 5일 열린 '대만 챔피언' 슝디와의 클럽 챔피언십 2차전에 선발로 나온 카도쿠라는 7이닝 6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로 선발승을 거두며 경기 MVP까지 차지했다. 직구 최고 구속이 147km까지 찍힐 정도로 공에 힘이있었다. 한일 클럽 챔피언십에서 선발로 낙점된 것도 이날 경기 호투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김성근 감독은 "투수 9명을 데려왔으니 9명이서 1회씩 던져서라도 이겨야 하지 않겠나"라면서 "카도쿠라가 5회까지 호투한다면 승산이 있다"며 카도쿠라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카도쿠라는 "아직 난 잘 던지고 있다.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며 2년만에 돌아온 일본 도쿄돔 등판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결의에 찬 카도쿠라가 자신의 의지대로 김성근 감독을 헹가레치며 일본무대에서 회춘을 증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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