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경기] 대표팀, '수비'로 대만 잡을 것인가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11.13 07: 56

결국에는 수비 기본기로 결판이 날 가능성이 크다. 조범현 감독이 이끄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이 13일 '난적' 대만을 상대로 중요한 첫 경기를 치른다.
 
8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 탈환을 노리는 대표팀은 13일 오후 7시(한국 시각) 광저우 아오티 스타디움 필드 1에서 대만과 B조 예선 1차전을 치른다. 함께 B조에 속한 홍콩, 파키스탄의 전력이 최약체로 평가받는 점을 감안하면 대만과의 경기가 4강전 상대를 결정하는 중요한 일전임에 틀림없다.

 
프로 선수들이 본격적으로 대표팀에 가세하기 시작한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이후 대륙간컵, 야구 월드컵을 제외한 주전 선수들이 진검승부를 펼친 대표팀 경기서 대만과의 전적은 10승 4패. 수치 상으로는 압도적으로 보이지만 박빙으로 흘러간 경기도 꽤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대만 야구는 최근 2009년을 제외한 수년 간 아시아시리즈를 통해 국내 선수들의 정보를 예년에 비해 더 많이 접하면서 대비책을 구축 중이다.
 
따라서 대만과의 경기는 활발한 타격전이 아닌 투수전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은 편. 그만큼 마운드의 투수를 도와줄 수비진의 믿음직한 원호가 더욱 절실하다. 대표팀은 현재 예정대로 좌완 에이스 류현진(한화)을 대만전 선발로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부산 전지훈련에서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했던 류현진은 투수에게 알맞은 기후인 광저우 도착 후 빠르게 상승세를 타고 있다.
 
대만은 우완 천훙원(클리블랜드)과 좌완 양야오쉰(소프트뱅크)를 놓고 선발 투수를 저울질 중이다. 특히 대만은 지난 12일 합동 훈련을 전개하면서 양야오쉰에게 특별히 불펜 투구를 주문, 실전 감각을 끌어 올려주는 데 주력했다.
 
이는 선발로 나서지 않더라도 위급한 순간 계투로 투입하겠다는 뜻. 소프트뱅크가 주목하는 좌완 선발 유망주 중 한 명인 양야오쉰은 연신 묵직한 공을 던지며 컨디션이 절정에 이르렀음을 알렸다. 고질적인 제구 난조 현상을 보이지 않는다면 대표팀이 쉽게 공략하기 힘든 투수다.
 
이종욱(두산)과 이용규(KIA), 정근우(SK)가 서게 될 테이블세터진과 추신수(클리블랜드)-김태균(지바 롯데)-이대호(롯데)가 버틴 중심타선의 파괴력에 현역 최고 포수 중 한 명인 박경완(SK)이 지키는 안방. 그리고 페이스를 급속도로 회복 중인 류현진이 선봉으로 나서는 마운드는 치명적인 약점을 찾기 힘들다. 다만 문제는 그라운드 상태다.
 
 
 
야구 경기가 펼쳐질 아오티 스타디움은 그리 좋은 구장 상태를 갖추지 못한 상황. 주전 유격수로 나서게 될 손시헌(두산)은 "올해 잠실구장 내야와 비슷하다"라고 밝혔다. 마치 모래사장 위에서 수비 위치를 잡는 느낌이라는 것. 공을 잡기 위해 내딛는 발걸음에서 푹 꺼지는 느낌이 드는 만큼 정면 땅볼 타구 처리 시 불안 요소가 될 수 있다.
 
외야 잔디 상태도 낙후된 편. 추신수와 이용규는 아오티 스타디움의 외야에 대해 "잔디가 치밀한 편이 아니라 길고 굵은 일반 잔디가 깔린 것 같다. 그만큼 잔디 간의 빈 공간이 많아 바운드된 안타를 처리할 때 조금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라며 입을 모았다. 연습구장인 필드 2에서 훈련했다고는 하나 본 구장의 상태도 보조구장과 대동소이하다는 것이 대다수의 이야기.
 
"단기전에 강한 팀은 바로 탄탄한 수비를 갖춘 팀"이라는 사실은 야구를 즐겨보는 팬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투-타에서 믿음직한 보루를 지닌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이 상대보다 한 수위의 그물망 수비를 펼치며 금메달을 향한 순항에 성공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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