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최고의 가을을 맞고 있는 배우가 있다. 바로 신인 여배우 백진희. 2008년 영화 ‘사람을 찾습니다’로 데뷔해 영화 세 편과 드라마 두 편에 출연한 것이 고작인 백진희는 최근 개봉한 ‘어쿠스틱’과 11월 18일 개봉을 앞둔 ‘페스티발’에서 당당히 주연배우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섹시 코미디 '페스티발'에서는 연상의 오뎅남 류승범을 짝사랑중인 껌 좀 씹는 여고생으로 출연, 야한 대사와 농염한 연기를 멋지게 소화에 주목을 받고 있다.
음악 옴니버스 영화 ‘어쿠스틱’에서 미래소녀 역을 맡은 백진희는 ‘페스티발’에서는 도발적인 여고생으로 분했다. 작은 체구에 순수한 얼굴로 난데없이 주먹으로 상대를 날려버리질 않나(영화 ‘어쿠스틱’ 중), 동네 오빠(류승범 분)에게 “어리면 좋잖아요. 까지면 더 좋고”라는 말로 온몸으로 들이대기 일쑤다(영화 ‘페스티발’ 중).
이 작은 소녀에게 어디서 이런 에너지가 나오는 걸까. 당당함과 풋풋함이 공존하는 올해 스무살 백진희를 만났다.

“감회가 새롭다”는 말로 영화 두 편의 개봉을 앞둔 소감을 전한 백진희는 “스크린에 걸린다는 자체가 너무 뜻깊다. 하늘이 도운 것 같다. ‘어쿠스틱’은 굉장히 독특하고 내 또래 20대나 30대에 맞는 작품이다. 반면 ‘페스티발’은 선배님들과 많이 하다보니 긴장도 했지만, 배우로서 많은 가르침을 받은 작품이다”고 각각의 의미를 부여했다.
신인배우들이 대거 참여한 ‘어쿠스틱’과 달리 신하균, 엄지원, 류승범, 오달수, 심혜진 등 베테랑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 ‘페스티발’에서는 그만큼 부담감도 컸을 터.
“해가 되면 어쩌나 걱정을 많이 했다”는 백진희는 “한번은 오달수 선배가 걱정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며 즐기라는 말에 걱정은 놔버리고 배우는 입장으로 돌아갔다. 연기적인 부분에서 많은 것을 배운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특히 백진희는 ‘어쿠스틱’에서 3살 연상의 아이돌 출신 연기자 임슬옹, ‘페스티발’에서 10살 연상의 류승범과 각각 호흡을 맞췄다. 두 상대배우에 대해 그녀는 “슬옹이 오빠는 친구처럼 너무 편했다. 같이 배워가는 입장이라 콘티를 보며 함께 상의도 하고, 연기 외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또래처럼 친해지는 시간이 많았다”고 말했다.
류승범에 대해서는 “받아 적어야 할 것 같은 좋은 말을 너무 많이 해주셨다. 나 혼자 큰 감정이 폭발해야하는 신이 있었는데 두 시간 일찍 나와서 차근차근 설명에 주셨다. 연기적 열정이 너무나 대단하고 철저한 사람이라 깜짝 놀랐다”고 덧붙였다.
신인으로 두 작품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그녀만의 매력은 무엇일까. 스스로의 매력에 대해 “어렵다”며 한참을 고민하던 백진희는 “예쁘지 않은 얼굴”이라고 답했다. “주변에 예쁜 친구들이 너무 많다. 근데 나는 연기자로 약간은 독특한 얼굴이라 신선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2008년 영화 ‘반두비’로 충무로의 눈도장을 찍은 백진희. 그녀는 “설경구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말로 열정을 전하기도 했다. “‘반두리’라는 상징적인 작품으로 실력을 조금이나마 인정받고, 배우로 성장할 필모그라피 쌓은 것 같아 든든하다”고 길지 않은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아직도 배우란 직업은 늘 신기하다”고 말하는 백진희. “촬영장이 너무 좋다”는 그녀는 “처음 연기할 때 썼던 메모와 일기를 아직도 본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늘 감사하다. 작품마다 신뢰를 쌓아가면서 ‘늘었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고 배우로서 바람도 잊지 않았다.
bongjy@osen.co.kr
<사진> 손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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