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챔피언'을 꿈꾸던 SK가 13일 오후 2시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지바 롯데 마린스와 '한일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2안타 빈공에 그치며 0-3으로 완패해 "올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웃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SK는 '에이스' 김광현이 안면 근육 이상으로 빠진 데 이어 '안방마님'박경완을 비롯해 정근우, 최정, 그리고 송은범까지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로 차출되며 주전 선수 8명이 빠져 힘든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SK는 평소 때보다 절반 이하의 전력으로 나름대로 선전을 펼쳤지만 아쉽게 승리를 거두는데 실패했다. 경기 내내 2안타에 그치며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이 터지지 않으며 이들의 빈자리를 실감했다.
선취점은 지바 롯데의 몫이었다. 2회초 2사 만루 찬스에서 득점을 올리는데 실패한 SK는 2회말 지바 롯데에 실점을 허용했다. 지바 롯데는 SK 선발 카도쿠라를 상대로 2회 1사 후 사토자키가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멈춰버린 내야안타를 만들어냈다. 이어 헤이우치의 헛스윙 삼진 때 2루 도루를 성공한 뒤 오카다의 내야안타와 니시오카의 볼넷으로 2사 만루 상황에서 2번 기요타가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날리며 2-0으로 앞서갔다. 기요타는 1회말 2루에서 횡사했으나 2타점 적시타로 실수를 만회했다.


지바 롯데는 5회 추가점을 냈다. 승리를 결정짓는 추가점은 일본시리즈 MVP 이마에 토시아키(27)의 배트에서 나왔다. 이마에는 5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SK 2번째 투수 전병두를 상대로 볼카운트 0-2에서 3구째 가운데 정직한 직구(139km)를 통타, 좌월 130m 솔로 홈런을 날렸다. 덕분에 지바 롯데는 3-0으로 달아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SK는 경기 초반 만루 찬스를 놓친 것이 뼈아팠다. SK는 2회초 1사 후 정상호의 좌전 안타에 이은 박정환과 최윤석의 연속 몸에 맞는 볼로 2사 만루를 만들었다. 그러나 1회 첫 타석에서 깨끗한 좌전 안타를 친 1번 박재상이 2루수 앞 땅볼로 물러나며 득점에 실패했다.
이후 SK는 3회부터 9회까지 7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힘없이 물러났다. 경기 실마리를 풀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베테랑' 김재현, 이호준, 그리고 한국시리즈 MVP '미스터 옥토버' 박정권까지 무안타에 그치며 아쉬움은 더 컸다. 특히 이번 경기가 프로 마지막 경기였던 '캐논히터' 김재현은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지만 4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며 정들었던 야구장을 떠나게 됐다.
지바 롯데 선발 가라카와 유키는 5이닝 동안 삼진 2개를 솎아내며 2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가라카와는 최고구속 145km 직구에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까지 효과적으로 섞어 던지며 SK 타선을 꽁꽁 묶었다. 올 시즌 6승3패 평균자책점 2.71을 기록했던 가라카와는 주니치와 재팬시리즈 4차전에서 3⅓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오늘 경기에 선발로 등판했다.
지바 롯데는 선발 가라카와에 이어 야부타(6회)-우치(7회)-이토(8회)가 차례로 마운드에 올라 SK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은 뒤 9회 마무리 투수 고바야시 히로유키(32)가 등판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경기를 매조지했다.
2년만에 일본에서 마운드에 오른 SK 선발 카도쿠라는 2⅔이닝 7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3회말 2사 1·3루 위기에서 카도쿠라는 두 번째 투수 전병두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카도쿠라는 직구 최고 구속이 145km까지 나왔으나 스트라이크를 잡는데 고전했다. 투구수 64개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39개에 불과해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안타를 허용했다.
SK도 카도쿠라에 이어 전병두가 구원 등판해 3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잡아내며 2피안타 1실점으로 잘 막았고, 정우람도 6회 2사 후 구원 등판해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작은' 이승호도 1이닝을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타선이 전혀 터지지 않으며 팀의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김성근 감독은 SK 감독을 맡기 전 지바 롯데에서 코치로 활동한 적이 있어 이 경기를 꼭 이기고 싶어했다. "이가 없으니 잇몸으로라도 어떻게든 해보겠다"고 필승의지를 보였지만 아쉽게 패하며 아시아 챔피언의 꿈은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agassi@osen.co.kr
<사진>도쿄돔=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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