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패했지만 좌완 불펜의 힘은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 챔피언' SK가 또 다시 아시아 정벌에 실패했다. SK는 13일 도쿄돔에서 벌어진 지바 롯데 마린스와 한일 클럽 챔피언십에서 3회부터 7회까지 7이닝 연속 삼자범퇴 퍼펙트를 당하는 등 2안타 빈공 속에 0-3으로 완패했다. 국가대표 선수 7명이 빠지며 제대로 된 전력을 가동하지 못했다. 하지만 SK는 김태균을 제외한 베스트 라인업을 가동한 지바 롯데를 단 3점으로 묶었다. 막강 좌완 불펜의 힘이었다.
SK는 믿었던 선발 카도쿠라 켄이 초반부터 흔들리며 불안함을 노출했다. 2회 2실점을 먼저 한 카도쿠라는 결국 3회 2사 1·3루 상황에서 마운드를 좌완 전병두(26)에게 넘겼다. 전병두는 부담스런 상황에서도 후속 8번 헤이우치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3루 땅볼로 잡아내며 추가실점을 막았다.

전병두는 직구 구속은 최고 143km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바탕으로 지바 롯데 타자들을 요리했다. 5회 선두타자로 나온 일본시리즈 MVP 이마에에게 한가운데 직구를 던지다 좌월 솔로홈런을 맞았지만 그것이 이날 경기 전병두의 유일한 실점이었다. 6회 2사까지 3이닝을 1피안타 4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막았다. 대만 주심의 까다로운 스트라이크존 탓에 볼넷을 4개나 내줬지만 이를 제욓면 크게 흠잡을 데 없는 피칭이었다.
지난 4일 있었던 대만과의 클럽 챔피언십 1차전에서 5⅔이닝 2볼넷 5탈삼진 무실점 노히트 피칭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 전병두는 이날 경기에서도 총 64개의 공 가운데 29개만 스트라이크로 판정받는 어려움 속에서도 지바 롯데 타자들을 효과적으로 처리했다. 대만과 일본으로 이어진 클럽 챔피언십을 통해 국제대회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전병두 외에도 정우람(25)과 이승호(29)도 효과적인 이어던지기로 지바 롯데 타선을 눌렀다. 6회 2사 1루에서 전병두를 구원한 정우람은 7회까지 1⅓이닝을 볼넷 1개만 내줬을 뿐 노히트 피칭으로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8회 등판한 등번호 20번의 작은 이승호도 니시오카를 삼진으로 처리하는 등 1이닝을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전병두를 포함해 3명의 좌완 불펜들은 6⅓이닝을 1피안타 6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잘 막아냈다. 비록 타선의 침묵으로 패했지만 한국시리즈부터 이어온 좌완 불펜의 힘을 일본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waw@osen.co.kr
<사진> 전병두-정우람-이승호. 도쿄돔=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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