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챔프전]'완패' 김성근, "만약 김광현만 있었다면…"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0.11.13 18: 07

야구에서 '만약'이라는 것이 없다는 것은 '야신' 김성근(68, SK 와이번스) 감독이 누구보다 더 잘 안다. 그러나 주전선수 8명을 빼고 경기에 임해 패하자 그 역시도 '만약'이라는 가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
'아시아 챔피언'을 꿈꾸던 SK가 13일 오후 2시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지바 롯데 마린스와 '한일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2안타 빈공에 그치며 0-3으로 완패해 "올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웃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SK는 '에이스' 김광현이 안면 근육 이상으로 빠진 데 이어 '안방마님'박경완을 비롯해 정근우, 최정, 그리고 송은범까지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로 차출되며 주전 선수 8명이 빠져 힘든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SK는 평소 때보다 절반 이하의 전력으로 나름대로 선전을 펼쳤지만 아쉽게 승리를 거두는데 실패했다. 경기 내내 2안타에 그치며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이 터지지 않으며 이들의 빈자리를 실감했다.

경기 후 김성근 감독은 공식 인터뷰에서 "2년 동안 이 경기를 이기려고 했는데 져서 아쉽다. 게임 내용도 너무 못 쳤다. 거의 완패에 가까운 경기였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결과 지고 나서 실례이긴 하지만 주력 선수가 있었다면 좋은 경기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야구에서 만약이라는 말이 가장 위험하다. 주전 선수가 다 왔다면 결과가 바뀌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다. 그래도 남은 선수들로 잘 했다. 2회만 빼고는 크게 밀리지 않고 잘 막았다"고 선수들을 격려했다.
8명의 선수들 가운데 가장 큰 빈자리는 누구였냐는 질문에 김 감독은 "다 있었으면 SK다운 야구를 했을 것이다. 김광현만 있었다면 결과는 확실히 바뀌었을 것이다"고 말해 에이스 부재의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또 비록 롯데에 패했지만 칭찬보다는 현실적인 평가를 했다. 그는 "간단하게 이야기한다면 이마에 사부로 다들 나이 먹었다는 생각이고, 이거는 농담이다"고 말한 뒤 "실례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폭발력인 팀은 아닌 것 같다. 아담하게 야구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선발 카도쿠라에 대해서는 "자기도 오랜만에 도쿄돔에 돌아와서 흥분했던 것 같다. 롯데 타자들이 오른손 투수에 강한 것 같다. 평상시 같았으면 2회 바꿨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은 조금 더 끌고 갔다"고 투수 운영에 대한 아쉬움도 나타냈다.
김성근 감독은 SK 감독을 맡기 전 지바 롯데에서 코치로 활동한 적이 있어 이 경기를 꼭 이기고 싶어했다. "이가 없으니 잇몸으로라도 어떻게든 해보겠다"고 필승의지를 보였지만 아쉽게 패하며 아시아 챔피언의 꿈은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agassi@osen.co.kr
<사진>도쿄돔=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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