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감도 좋았고 무엇보다 상대의 타이밍을 흐트러뜨리며 땅볼을 양산한 투구가 돋보였다. '국민 좌완' 류현진(23. 한화 이글스)이 그동안의 우려가 기우였음을 증명하는 호투를 펼쳤다.
류현진은 13일 광저우 아오티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만과의 B조 예선 1차전서 선발로 나서 6이닝 동안 5피안타(탈삼진 4개) 1실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6-1로 앞선 7회초 봉중근(LG)에게 마운드를 넘기며 제 몫을 다했다.

1회 삼자범퇴를 기록하기는 했으나 17개의 공을 던지며 일말의 아쉬움을 비췄던 류현진은 2회 상대 4~6번 타자들을 단 투구수 7개, 모두 땅볼로 처리하며 위력을 발산했다. 특히 높은 타점에서 낙차가 큰 커브를 구사하며 타이밍 뺏기에 주력했다. 주무기 중 하나인 서클 체인지업의 움직임도 눈부셨다.
3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가오즈강을 서서 삼진당하게 한 과감함이 돋보였다. 가오즈강은 지난 2003년 아테네 올림픽 출전권이 걸렸던 삿포로 아시아 야구 선수권에서 조웅천(SK)을 상대로 공을 당겨 끝내기 적시타를 쳤던 주인공.
몸쪽 공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대표팀 단골손님을 상대로 류현진은 공 하나를 뺄 수도 있는 볼카운트 2-2에서 과감한 몸쪽 직구로 잡아냈다. 자칫 위험할 수도 있었으나 제구력과 구위를 모두 갖춘 류현진이었기에 나올 수 있던 장면이다.
4회까지 피안타 없이 대만 타선을 봉쇄한 류현진. 5회 류현진은 린즈셩에게 우전 안타, 로궈후이에게 유격수 내야안타를 내주며 1사 1,2루 첫 위기를 맞았다. 가오즈강의 삼진 이후에는 린저쉬엔의 석연치 않은 3루심의 세이프 판정까지 나오며 2사 만루에까지 몰렸던 류현진. 그러나 그는 후친롱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또 한 번 땅볼 유도형 두뇌피칭을 선보였다.
6회초는 옥의 티였다. 류현진은 선두타자 장치엔밍에게 좌전 안타를 내준 뒤 폭투를 범하며 무사 2루 위기를 자초했다. 류현진은 첸융지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낸 뒤 펑정민까지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으나 첫 피안타를 안긴 린즈셩에게 1타점 좌중간 적시타를 내줬다. 그러나 류현진은 후속타를 내주지 않으며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에 성공했다.
farinelli@osen.co.kr
<사진> 광저우=김영민 기자/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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