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괴물본색' 류현진, 대만 타선 타이밍 뺏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11.13 22: 20

국내 전지훈련에서 연일 불안감을 내비췄던 에이스는 실전에서 위력을 떨치며 명불허전임을 증명했다. '국민 좌완' 류현진(23. 한화 이글스)이 그동안의 우려가 기우였음을 증명하는 호투를 펼쳤다.
 
류현진은 13일 광저우 아오티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만과의 B조 예선 1차전서 선발로 나서 6이닝 5피안타(탈삼진 4개) 1실점을 기록하며 호투, 6-1 경기의 승리투수가 되었다. 부산 전지훈련에서 치른 2번의 연습 경기에서 5⅓이닝 8실점에 그치며 우려를 자아냈던 류현진이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광저우 도착 후 코칭스태프는 그를 조심스럽게 지켜봤다. 조범현 감독과 김시진 투수코치는 "투수가 던지기 좋은 기후인 만큼 현진이의 컨디션이 올라올 것이다"라는 바람을 이야기했을 뿐 오버 페이스를 막기 위해 "확실히 좋아졌다"라는 이야기는 아꼈다. 반면 류현진의 공을 지켜본 동료들은 "공이 정말 좋아졌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코칭스태프가 신중하게 지켜본 류현진에 대해 동료들은 그가 반드시 잘 던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비췄다. 두 개의 시각에서 에이스를 바라보는 배려심을 알 수 있었다. 이날 류현진의 투구는 준비 과정에서의 배려에 적극 부응하는 빼어난 호투였다.
 
특히 류현진은 높은 타점에서 낙차가 큰 커브를 구사하며 타이밍 뺏기에 주력했다. 주무기 중 하나인 서클 체인지업의 움직임도 눈부셨다. 3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가오즈강을 서서 삼진당하게 한 과감함이 돋보였다. 가오즈강은 지난 2003년 아테네 올림픽 출전권이 걸렸던 삿포로 아시아 야구 선수권에서 조웅천(SK)을 상대로 공을 당겨 끝내기 적시타를 쳤던 주인공.
 
몸쪽 공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대표팀 단골손님을 상대로 류현진은 공 하나를 뺄 수도 있는 볼카운트 2-2에서 과감한 몸쪽 직구로 잡아냈다. 자칫 위험할 수도 있었으나 제구력과 구위를 모두 갖춘 류현진이었기에 나올 수 있던 장면이다.
 
4회까지 피안타 없이 대만 타선을 봉쇄한 류현진. 5회 류현진은 린즈셩에게 우전 안타, 로궈후이에게 유격수 내야안타를 내주며 1사 1,2루 첫 위기를 맞았다. 가오즈강의 삼진 이후에는 린저쉬엔의 석연치 않은 3루심의 세이프 판정까지 나오며 2사 만루에까지 몰렸던 류현진.
 
그러나 그는 후친롱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또 한 번 땅볼 유도형 두뇌피칭을 선보였다. 6회 1점을 내주기는 했으나 "6회까지 막아주면 분명 제 몫을 하는 것"이라는 조 감독의 기대에 확실히 걸맞는 활약이었다.
 
자신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는 사람들의 배려를 아는 류현진은 구위와 경기 운영 능력에서 모두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기대에 부응했다. 왜 그가 국내 최고 투수인지 알 수 있게 한 13일 대만전이었음에 틀림없다.
 
farinelli@osen.co.kr
 
<사진> 광저우=김영민 기자/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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