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안타 빈공에 3회 이후 7이닝을 삼자범퇴로 물러난 허약한 타선이 SK 와이번스 발목을 잡고 말았다.
'아시아 챔피언'을 꿈꾸던 SK가 13일 오후 2시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지바 롯데 마린스와 '한일 클럽 챔피언십'에서 2안타에 그치며 0-3으로 완패해 "올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웃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SK는 '에이스' 김광현이 안면마비로 빠진 데 이어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 유격수 나주환까지 주전 선수 8명이 빠져 힘든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SK는 평소 때보다 절반 이하의 전력이었다.

그렇지만 어떻게 2안타에 그칠 수 밖에 없었을까. 가장 큰 원인은 돔구장에 대한 미적응이었다.
SK는 11일 저녁 일본에 도착해 12일 오전 2시간 동안 최종 훈련을 마쳤다. 오전 10시를 넘어 경기장에 도착해 차분히 스트레칭을 한 뒤 11시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간 SK는 타격, 수비, 주루 등 모든 부분을 꼼꼼하게 체크했다.
지바 롯데의 경우 일본내 돔구장에서 경기를 할 기회가 많았기에 편안한 모습 속에서 훈련을 한 반면 SK는 올 시즌 돔구장에서 한번도 경기를 치러보지 않았기에 모든 부분에서 조금은 생소해하는 듯 보였다. 승리를 위한 방정식에 돔구장 변수까지 넣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SK 김성근 감독도 "타자들 타격 컨디션이 승리 관건"이라고 말했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타자들은 타이밍을 잡는데 힘들어했다.
일단 타자들은 평소보다 타이밍이 조금씩 늦었다. '미스터 옥토버' 박정권을 비롯해 대부분의 타구가 밀리는 경향이 있었다. 실내 돔구장의 경우 외부와 공기의 흐름이 차단된 것을 에어컨과 환풍기 등을 이용해 인위적으로 작동시켰다. 실내다 보니 타구 파열음이 커 타자들은 타격감이 좋다고 쉽게 느낄 수도 있다. SK 타자들은 배팅연습 때 대부분의 타자들이 외야 담장을 쉽게 넘겼다.
최동수 역시 "타이밍이 약간 늦는다. 실내라서 생각한 것 보다 조금 빨리 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그의 말 처럼 대부분의 타자들이 타이밍이 늦었다. 돔구장에 대한 미적응에 볼끝의 종속이 좋은 일본 투수들에게 타이밍이 더 늦어질 수 밖에 없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낯선 경기장 때문에 SK는 기억에 담아두고 싶지 않은 경기를 했다.
agassi@osen.co.kr
<사진>도쿄돔=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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