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과 선수가 혼연일체가 된 성남 일화가 14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우뚝 섰다.
성남은 지난 13일 저녁 도쿄국립경기장서 열린 조바한(이란)과 2010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서 사샤의 선제골과 조병국, 김철호의 연속골에 힘입어 3-1로 승리했다.

성남은 지난 1996년 아시아클럽선수권 우승 이후 14년 만에 아시아 정상 탈환에 성공했으며 2009년 포항 스틸러스에 이어 2년 연속 K리그팀이 챔피언스리그 패권을 차지했다.
조별리그 E조 예선서 5승 1패로 조 1위를 차지한 성남은 16강전서 감바 오사카를 3-0으로 누른 후 8강전서 수원 삼성에 1,2차전 합계 4-3으로 앞서 준결승에 진출했다.
준결승서 알 샤밥(사우디아라비아)을 만난 성남은 원정 경기였던 1차전서 3-4로 진 뒤 홈에서 조동건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해 1,2차전 합계서 타이를 이루면서 원정다득점원칙에 따라 결승에 올랐다.

성남은 신태용 감독의 지도력을 바탕으로 선수들이 자신의 역할을 다하며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알 샤밥과 준결승 2차전서 신태용 감독은 카마초를 상대 핵심 인물로 판단해 김성환에게 전담 수비를 맡겼고 이 작전이 적중하며 상대에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준결승 1차전서 한 골 차로 패한 성남으로서는 실점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경기였다.
결승전에서는 팀의 핵심 선수인 라돈치치, 전광진, 홍철이 빠져 힘든 경기가 예상됐지만 다른 선수들이 빈 자리를 잘 메워주었다.
상대팀 중앙 수비수의 발이 느린 것을 간파한 신태용 감독은 조동건과 송호영에게 수비 뒷공간을 노리라는 주문을 했고 이 작전은 성공해 라돈치치의 공백을 최소화했다. 측면수비로 나선 고재성과 김태윤은 안정적인 수비를 통해 홍철의 자리를 메웠다.

1996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전신이라 볼 수 있는 아시아클럽선수권서 선수로서 정상에 섰던 신태용 감독은 14년 만에 감독으로 다시 우승을 차지해 ACL서 최초로 감독-선수로 모두 정상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어느 때 우승이 더 기쁘냐는 질문에 신 감독은 "감독으로서 우승이 더 기쁘다. 선수 때는 매번 우승할 수 있다고 느꼈다. 프로 선수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우승을 맛봐 계속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감독으로서는 이런 기회가 한 번 올까 말까하지 않나. 감독 2년 차에 우승해서 선수 때보다 기쁨이 배가 됐다"고 전했다.
감독 2년차에 믿기 힘든 우승을 일궈낸 신태용 감독과 14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오른 성남. 그들의 도전은 12월 아랍에미리트연합서 열릴 FIFA 세계클럽월드컵으로 이어진다.
ball@osen.co.kr
<사진> 도쿄=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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