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1위 4강 진출이 거의 확실시 되었다는 데 만족해서는 안된다. 중,후반 경기력이 깔끔한 편은 아니었기 때문. 8년 만의 금메달 탈환을 노리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은 대만전에서 희망과 함께 숙제도 확인했다.
대표팀은 지난 13일 광저우 아오티 구장에서 벌어진 대만과의 B조 1차 예선 대만전서 추신수(클리블랜드)의 연타석 투런과 선발 류현진의 6이닝 1실점 호투에 힘입어 6-1 승리를 거뒀다. 이 승리로 한국은 조 1위로 4강에 진출하는 것이 사실상 확정되었다.

그러나 이들의 경기력이 내내 만족스러웠던 것은 아니다. 대표팀은 상대의 깜짝 선발 린이하오(요미우리)의 제구 난조를 틈 타 추신수의 연타석 투런으로 일찌감치 승기를 잡는 데는 성공했으나 그 이상의 파괴력을 선보이며 확실한 위력을 떨치는 데는 실패했다.
3회 4-0으로 앞선 상황에서 김태균(지바 롯데)의 볼넷, 이대호(롯데)의 좌전 안타에 이은 김현수(두산)의 희생번트로 한국은 1사 2,3루 절호의 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양야오쉰(소프트뱅크)에게 최정과 박경완(이상 SK)이 모두 삼진을 당하며 더 달아나는 데는 실패했다.
대표팀의 눈 앞에서 실체를 보여준 양야오쉰의 구위는 생각 이상이었다. 양야오쉰의 투구폼은 얼핏 장원삼(삼성)과 비슷하지만 그는 왼손을 튕겨주는 폼으로 던진다. 이는 김성근 SK 감독이 투수를 지도하는 요령 중 하나.
김 감독은 그에 대해 "던지는 손을 투구 시작과 동시에 튕겨 반발력으로 팔스윙의 탄력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양야오쉰은 이 반발력 투구를 이용해 자신의 구위를 높이며 탈삼진 5개를 뽑아냈다. 6회 동요를 틈 타 2점을 얻기는 했으나 만약 한국 타선이 그와 다시 붙게 될 경우 린이하오를 공략하듯 대량 득점 할 수 있는 가능성은 확실하지 않다.
여기에 올 시즌 대만 리그 홈런왕(21홈런) 린즈셩(라뉴)이 13일 경기서 4타수 2안타 1타점의 활약을 올렸다. 5회 선두타자로 나서 류현진을 상대로 우익수 방면 빗맞은 안타를 때려내며 팀의 첫 안타를 신고했던 린즈셩은 6회 2사 2루서 류현진의 초구를 좌중간으로 띄워 적시타를 만들었다. 바가지 안타로 타자가 감각을 찾는다는 속설을 한 타순 만에 증명한 린즈셩의 타격감이었다.
게다가 타선의 찬스 연결 능력이 100% 발휘되지 못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5회 한국은 선두타자 김태균의 볼넷 출루 후 이대호의 1루 병살타로 더 달아나지 못했다. 사람인 이상 모든 타석에서 안타를 양산할 수는 없으나 상대의 기를 완전히 꺾어버리지 못한 의미에서 아쉬움이 남는 순간이었다.
경기 후 추신수는 "다시 만날 수 있는 상대인 만큼 다음에는 더욱 완벽한 경기를 펼치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금메달을 거머쥐어야 본전이 되는 아시안게임인 만큼 결승에서 만날 수도 있는 대만과의 리턴 매치를 염두에 두고 대표팀에 더욱 완벽한 모습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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