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힘든 운동은 시키고 싶지 않았어요".
장선재(26, 대한지적공사)가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하자 아버지 장윤호(49, 대한지적공사) 사이클 대표팀 감독이 털어놓은 얘기다.
한국 사이클 역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일궜던 장윤호 감독의 이력을 고려하면 놀라운 일. 더군다나 장윤호-장선재 부자는 지난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감독과 선수로 함께 출전해 24년 만에 금메달을 합작하기도 했다.

장윤호 감독에게 묻지 않을 수 없었고 그의 대답은 솔직했다. 장윤호 감독은 "운동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는데 자식한테까지 시키고 싶겠습니까?"라고 되물으면서 "(장)선재는 공부도 잘했어요"라고 말했다.
장윤호 감독은 끝내 자식의 의지를 막지 못했다. 장윤호 감독은 "선재가 사이클을 타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솔직히 막고 싶었죠. 그래서 초등학교 6학년 시험에서 3등 안에 들면 사이클을 허락하겠다고 약속했는데 덜컥 3등 안에 들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여기에 어머니 김인곤(51) 씨의 든든한 지원도 장윤호 감독이 장선재의 사이클을 허락할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장선재 감독은 "아내는 아들이 좋아하는 운동을 하겠다는 막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나마 장윤호 감독이 아들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 것은 그가 사이클을 즐기고 있기 때문이다. 천재보다 노력하는 자, 그리고 즐기는 자가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진리를 믿고 있는 장윤호 감독이다.
장윤호 감독은 "선재는 사이클의 고된 훈련도 행복하다네요. 솔직히 전 훈련할 때만큼은 아버지가 아닌 지도자로 대하거든요. 전 훈련은 엄한 사람입니다. 그런데도 선재는 잘 따라와요. 선재는 사이클을 즐기니 오래갈 겁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까지는 우승하고 은퇴할 거에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장선재는 자신의 결정이 당연했다고 설명한다. 지난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차지한 아버지 장윤호 감독의 뒤를 자신의 꿈이었기 때문이다.
장선재는 "우리 집에서 가장 큰 목표는 아시안게임이었어요. 아버지가 금메달을 딴 선수였거든요"라면서도 "사이클은 나이가 들수록 잘하는 스포츠예요. (장윤호 감독이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은퇴할 것이라고 말하자) 전 인천을 넘어 그 다음 대회까지 뛸 겁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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