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타신' 로베르토 페타지니(39)가 시장에 나왔다.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는 지난 14일 페타지니와의 재계약을 포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뉴욕 양키스 출신 거포 마커스 템스 영입 추진하고 있는 소프트뱅크에서 불혹의 페타지니는 설자리를 잃고 말았다. 페타지니는 소프트뱅크 잔류를 희망했지만 소프트뱅크에서는 전력외로 판단했다. 페타지니는 다시 자유의 몸이다.
지난 4월 6년 만에 일본프로야구로 돌아온 페타지니는 81경기에서 264타수 69안타 타율 2할6푼1리 10홈런 41타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끝내기 홈런을 두 차례나 때려내며 종종 결정력을 과시했으나, 시즌 중반 합류한 탓인지 좀처럼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삼진 72개를 당하는 동안 볼넷 39개를 얻는데 그치는 등 특유의 선구안마저 흔들린 기색이 역력했다. 어영부영하다 한 시즌이 그냥 흘렀고 결국 재계약에 실패했다.

비록 올해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페타지니는 한국에서 이미 검증을 끝마쳤다. 2008년 5월 LG에 합류하며 한국야구와 인연을 맺은 페타지니는 특히 2009년 115경기에서 타율 3할3푼2리(6위) 26홈런(6위) 100타점(3위)으로 맹활약했다. 특히 가장 많은 97개의 볼넷을 얻어 출루율 부문 1위(0.468)에 올랐다. 장타율(0.575)도 5위로 OPS(1.043)는 전체 2위였다. 승부처에 남다른 해결능력을 과시한 특급 클러치 히터였다.
올해 극심한 외국인 투수 쏠림 현상에서 벗어나 내년 시즌에는 어느 정도 외국인 타자들이 자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을 비롯해 한화·넥센·KIA에서 외국인 타자 영입을 고려 중이다. 시간이 흘렀지만 페타지니라면 충분히 탐낼 만하다. 이미 국내 리그 적응을 끝마친 데다 워낙 정확한 선구안과 남다른 결정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강력한 타선 구축을 위해서라면 페타지니 카드는 분명 매력적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페타지니가 한국으로 돌아올 확률은 매우 낮다. 페타지니가 뛰었던 LG가 원소속구단으로서 그에 대한 5년간 국내 리그 독점 보류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부터 5년간 페타지니에 대한 독점 보류권을 지닌 LG는 일찌감치 내년 시즌 외국인선수를 투수 2명으로 가닥잡았다. 부메랑이 될지 모르는 페타지니에 대한 보류권을 풀 가능성은 낮다. 말 그대로 '그림의 떡'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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