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주말 버라이어티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이하 남격)이 어디까지 착해질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요즘이다. 지난 주말에는 유기견을 한 마리씩 품에 안고 집으로 돌아간 '남격' 멤버들, 이들의 동고동락 스토리가 안방을 훈훈하게 했다.
'남격'은 예능이 '깔깔 웃음'을 주는 데만 몰두하지 않아도 사랑받을 수 있음을 알게 한다. 억지웃음을 지양하고 자연스럽게 도전하는 갖가지 미션에서 시청자들은 단순한 재미를 떠나 인생의 화두를 찾고 있다.
자격증 프로젝트를 보고 제2의 인생을 꿈꾸게 된 중년 가장들의 사연, 합창단 미션의 감동 때문에 화합과 단결의 의미를 깨달았다는 수많은 시청자들의 소감 등을 보면 방송을 통해 단순한 재미나 감동을 넘어 인생을 되돌아보게 된 시청자들의 진심을 읽을 수 있다.

'남격'을 보고 있으면 (그들은) 웃기려고도, 울리려고도 하지 않는데 웃음이 나거나 눈물이 난다. 과장된 애드리브나 오버 제스처, 연출된 상황들은 찾아 볼 수 없다. 리얼 버라이어티이기에 당연한, 그리고 필연적인 '자연스러움'이 정말 말 그대로 자연스럽다. 유기견을 만나 새 생명을 품어 보겠다는 미션 자체가 그러하다. 많은 이들이 일상 속에서 경험하거나 들어봤던, 혹은 시도해보고 싶었던 유기견 돌보기. 방법을 모르거나 여유가 없어, 또 용기가 나지 않아 미처 해보지 못한 그 경험을 '남격' 멤버들이 대신하며 또 하나의 메시지를 던진 것.

개를 싫어한다며 볼멘소리를 하던 김태원이 어느새 유기견 옆에 누워 잠을 청하는 모습, 애완견에 익숙하지 않던 김국진이 유기견을 품에 안고 의외의 안정감을 느끼고 기뻐하는 장면은 그 자체로 감동이었다. 또 애견 마니아 이경규가 집으로 데려간 유기견에게 배변훈련을 시키는 과정, 안 그래도 번잡스러운 김성민이 자신의 애완견과 유기견을 동시에 돌보느라 허둥대는 모습은 또 재미가 났다.
그렇게 방송을 보며 웃고 종종 코끝 찡해지다 보면 결국 종국에는 머릿속에 무언가 오롯이 떠오른다. 웃음과 감동이 오간 사이, 시청자들은 대리 체험을 통해 때로는 배움을 얻고, 때로는 결심을 하며. 또 때로는 스스로 도전을 감행하기도 한다.
이들의 도전은 단순무식하지 않다. 작은 미션이든 큰 프로젝트든 인간과 인생에 대한 화두가 담긴 의미 있는 도전이다. 아내가 사라졌다 가정을 하고 집안일에 애를 쓰는 것이나 스마트폰과 DSLR 카메라 유저가 되기 위해 안간힘을 쓰거나 늘그막에(?) 태권도 1단을 따겠다고 용쓰는 모습 하나하나에 우리의 일상이, 크게 보면 삶 전체가 맞물려있다.
issu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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