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기는 했으나 투구수는 불과 51개. 그 중 볼이 13개에 그쳤을 정도로 제구에 신경쓰며 최약체팀을 잡아냈다. 임태훈(22. 두산 베어스)의 5이닝 9탈삼진 무실점투는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었다.
임태훈은 지난 14일 광저우 아오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홍콩과의 광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B조 예선 2차전에서 선발로 나서 5이닝 동안 3피안타(탈삼진 9개) 무실점투로 15-0 6회 콜드게임 승리에 기여했다. 최약체팀과의 경기였기에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으나 투구수가 51개에 불과, 4강 진출 이후에도 계투로 활용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

경기 후 조범현 감독 또한 "공을 51개밖에 던지지 않았다. 컨디션도 좋아보였던 만큼 다음 등판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비췄다. 1회 140km대 중후반의 직구로 힘을 내뿜었던 임태훈은 "2회부터 제구를 잡는 데 신경썼다"라며 투구수 조절에 힘을 기울였음을 밝혔다.
이미 임태훈의 홍콩전 선발 출격은 경기 시작 수일 전부터 예고되었던 상황. 임태훈은 "3이닝 정도를 던지게 될 것 같다. 강한 타선이 있으니 마음 편하게 던지겠다"라며 투지를 불태웠다.
경기 시작 전에도 임태훈은 "컨디션이 괜찮다. 고질적인 허리 통증도 사라졌다. 대표팀 경기인 만큼 아파서는 안되지 않는가"라며 자신감을 표출했다. 그리고 그는 몇 수 아래의 홍콩 타선을 상대로 대표팀 투수로 나무랄 데 없는 투구를 선보였다. 유리한 볼카운트를 일찌감치 잡아낸 뒤 유인구로 헛스윙 삼진을 뽑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5회까지 던지는 바람에 다른 계투 요원들이 나설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점은 옥의 티. 그러나 이는 임태훈의 결정이 아니라 초반 타선이 예상만큼 터지지 못했기 때문에 7회까지 간다는 계획을 짤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크다. 그 가운데서도 임태훈은 충분히 제 몫을 했다.
최약체와의 경기라고 해도 누군가는 올려보내야 했던 상황. 임태훈은 예상보다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도 무리 없는 투구수에 좋은 컨디션까지 보여주며 금메달을 향한 발걸음을 움직이는 대표팀의 '계투 히든카드'로 떠올랐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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