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TV의 예능 프로그램들이 스타 양성소로 인기를 누리면서 개그맨은 물론이고 가수, 배우 등 서로 다른 영역에서 일하던 연예인들이 '가자, 예능으로'를 외치고 있다.
은퇴한거나 다름없던 아저씨돌, 아줌마돌이 회춘하고 신인들은 깜짝 스타로 탄생하며 기존 스타는 플러스 알파의 효과를 누리는 곳, 바로 연예인의 지상 천국이 요즘 예능 프로인 셈이다.
먼저 주기별로 방송 활동에 나서는 가수의 경우 신곡이나 앨범 발표와 그 궤를 같이 한다. 가요 프로가 간신히 명맥만 유지하는 요즘에는 마땅히 자신을 알릴 기회가 드물다는 점에서 예능을 돌파구를 찾고 있다.

'1박2일'과 '강심장'의 이승기는 예능 스타로도 크게 성공한 대표적인 가수로 손꼽힌다. 예능에서 그가 펼친 활약은 본업 활동을 도와주는 보조수단의 역할을 수행했고 '찬란한 유산'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등을 통해 배우로도 당당히 정상급에 오르는 데도 디딤돌로 삼았다.
이승기는 예능 최정상의 위치를 확고하게 굳힌 '1박2일' 출연을 통해 자신의 노래를 자주 들려줬고, 시청률 20%를 훨씬 웃도는 프로에서 신곡을 계속해 알린다는 잇점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
이에 비해 드라마와 영화 등에서 다양한 이미지로 변신해야하는 배우들은 예능 출연으로 코믹 캐릭터가 굳어지는 불리함을 감수해야 한다. 이범수 등 연기파 배우들이 TV 예능 PD들의 끈질긴 유혹에도 불구하고 오락프로 MC나 고정 출연을 거절했던 이유 가운데 하나다.
또 며칠씩 합숙과 밤샘 촬영으로 이어지는 요즘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 체제에서는 연기 활동을 병행하기 힘들다는 어려움이 상존한다. 자칫 두 마리 토끼를 쫓다가 피곤함에 찌들려 둘 다 놓치는 해프닝을 연출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배우 쪽도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예능 출연을 통해 지속적인 자기 홍보와 대중과 친해질 기회를 얻고 있다. 최근 대표적인 예능 배우로는 '남자의 자격'에서 '비덩' 이미지로 사랑받는 이정진이 손꼽힌다.
'남자의 자격' 시청률이 급상승하면서 점차 예능 지명도를 높여가는중인 그는 올해 영화 '해결사'를 비롯 블록버스터급 드라마 '도망자'에 출연하는 등 배우로도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 둘의 성공사례와 달리 예능 프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채 일찍 하차하는 배우나 가수들도 상당수다. 당장 눈 앞에 보이는 탐스럼 과실을 따기 위해 너도나도 달려가는 예능 프로, 하지만 그 과실 속에는 먹는 사람에 따라 독이 될 성분도 듬뿍 들어있는 게 현실이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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