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 사랑받아온 ‘장수 가수’들이 가요에 ‘변화’만 바라는 일각의 시선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
가수 본연의 색깔을 인정하지 않고, 매번 앨범을 낼 때마다 얼마나 달라졌는지에만 관심을 두고 새로운 것만 원하는 일부 시선에 섭섭한 마음이 든다는 것. 또 그런 시선을 의식해 변신을 감행하면, ‘잘 안되니까 저러는구나’ 하고 보는 시선도 있어, 가수들은 “도대체 어쩌란 말이야?” 하고 난감함을 표하기도 한다.

최근 컴백한 가수들도 이에 대해 뼈있는 한마디씩 덧붙였다. 지난 1일 데뷔 20년을 맞은 신승훈은 장수 가수의 딜레마를 톡톡히 겪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7집 쯤 되니까, 사람들이 내가 내 색깔에 안주한다고 하더라. 가수에겐 자신만의 색깔을 갖고 유지하는 게 가장 큰 목표인데, 내가 내 목소리를 낸다고 뭐라고 하니 답답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예를 들면 몇몇 사람들은 고흐에게 고갱 스타일로 변하지 않는다고 뭐라고 하는 거다. ‘요즘 고갱이 트렌드라던데? 피카소도 좀 섞어봐’라고 하니까 미친다. 내가 그런 예술가라는 게 아니라, 예를 들면 그렇다는 거다. 난 앞으로 할 일이 많고, 20년 넘게 활동할 건데, 그걸 왜 안기다려주고 조급하고 변화를 운운하는지 서글플 때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 7년차 그룹 SG워너비도 변화를 요구하는 일부 목소리를 들은 바있다. 멤버 김진호는 “가수가 자기 색깔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괜히 무리하게 변신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면서 “트렌드와 관계 없이 우리 음악을 좋아해주시는 팬들이 있다. 그들을 위해 계속 노래하는 것이다. 요즘 우리가 예전처럼 1위를 휩쓸진 못해도, 그냥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으로 무대 위에서 훨씬 더 행복하게 노래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7년차 V.O.S도 변신에 ‘반대표’를 찍었다. 멤버 김경록은 “오히려 요즘엔 포크송 등 선배들의 음악을 찾아듣게 된다. 각자 가수들에게 자기 옷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은 우리도 변신을 해야 하나 싶어, 2006년에 댄스곡을 해본 적 있다. 우리에게 매우 큰 옷을 입은 것 같았다. 아주 희귀한 자료인데, 당시 영상을 보면 대학교 MT가서 장기자랑한 듯한 느낌이다. 이후 우리가 잘하는 발라드에 집중하기로 했다. 오히려 한 가지 장르만 하는 데에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ri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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