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통신]사격이 잘나가는 비결?...'맏언니의 힘'
OSEN 황민국 기자
발행 2010.11.16 08: 29

대학가에는 '맏언니를 거스르지 말라'는 말이 있다. 수많은 과제들을 헤쳐 나가려면 선배의 힘이 필수적이라는 뜻이다. 사격 대표팀도 마찬가지다.
사격 대표팀의 금빛 행진에는 지난 15일 여자 50m 소총복사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맏언니' 김정미(35, 인천남구청)의 힘을 빼놓을 수 없었다. 지난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베테랑의 힘은 전방위에서 드러났다.
어린 후배들을 이끌고 훈련을 지휘하는 것은 물론 어려운 일이 있을 때는 해결사 역할까지 자임한 것. 두 딸의 엄마로 어깨가 무겁지만 동생들의 어려운 일은 모두 그의 손에서 해결된다.

김정미가 여자 50m 소총복사 팀에서 띠 동갑인 권나라(23, 인천남구청)부터 이윤채(28, 우리은행)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이유다. 권나라가 "사실 (김)정미 언니는 소속팀에서 코치거든요. 그런데 나이가 많다는 느낌이 없어요. 언제나 친구처럼 옆에 있어주시거든요. 우리 팀의 단단한 팀워크는 언니가 중심이죠"라고 말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김정미는 2년 전부터 소속팀 인천남구청에서 플레잉코치로 활약하고 있다. 단순히 선수가 아닌 코치 급의 선수로 동료들에게 필요한 노하우를 전수하는 역할까지 자임하고 있다. 차영철(51, KT) 50m 여자소총 코치가 맏언니의 힘을 믿을 수 밖에 없다.
차영철 코치는 "(김정미가) 선수들에게 참 잘해준다. 내가 없을 때도 팀이 잘 굴러갈 정도다. 솔선수범해서 훈련에 참여하니 다른 선수들이 운동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번 대회는 참 편하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정미는 이 모든 공을 가족에게 돌렸다. 자신이 운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든든한 배경이 됐기 때문이다. 엄마가 없어도 칭얼거리지 않는 임세연(8)·서연(5) 자매, 자신보다 요리를 잘하는 남편 임상현(38) 씨가 그 주인공.
김정미는 "나를 믿어준 가족 때문에 열심히 창원에서 아시안게임을 준비했다"면서 "비행기를 타면서 아이들과 한 가지 약속을 했다. 아이들이 울지 않고 기다려주면 금메달을 가져간다는 약속이었다. 다행히 엄마가 약속을 지켰다. 아이들이 중계가 없어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보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행복하다"고 미소를 지었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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