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거래' 류승범 vs. '페스티발' 류승범
OSEN 이명주 기자
발행 2010.11.16 08: 28

개성파 배우 류승범은 천상 연기자다. 그의 연기를 보고 있자면 소름이 끼칠 정도다. 어떤 캐릭터든지 ‘류승범화’ 하는 능력을 지녀 선후배 연기자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 하반기 개봉한 혹은 개봉 예정인 그의 영화들에 관심이 쏠린다. 분명 같은 배우인데 각각의 영화에 출연한 류승범은 사뭇 다른 모습이다. ‘부당거래’에서는 냉혈한 검사로 내면의 사악함을 드러내더니 ‘페스티발’을 통해서는 어수룩함과 변태성이라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캐릭터적 요소들을 있는 그대로 소화했다.
먼저 류승완 감독의 신작 ‘부당거래’에서 류승범은 자신의 숨통을 조여 오는 협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건의 각본을 쓰는 검사 주양 역을 맡았다. 영화 속 주양은 윤택한 삶을 위해 스폰서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빠져나갈 구멍을 찾는 교활하고 치밀한 인물이다.

냉정함을 유지하는 것이 키포인트인 이번 역할을 통해 류승범은 뼛속까지 야비한 내면 연기와 지금까지 어느 영화에서도 보여 주지 않았던 엘리트적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이전 작품에서 다소 코믹한 캐릭터들을 주로 맡았던 그이기에 ‘검사 류승범’에 대한 관계자들의 우려도 존재했으나 그는 예상을 뒤엎고 영화 속 주양과 혼연일체 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 결과 ‘검사에 의외로 잘 어울린다’는 평을 얻는 동시에 개봉 2주 만에 170만 관객을 돌파하고 박스 오피스 1위를 꾸준히 유지하는 등 상업적으로도 성공하게 됐다.
이와 함께 ‘천하장사 마돈나’로 각종 영화제에서 신인 감독상을 휩쓸며 화려하게 데뷔한 이해영 감독의 신작 ‘페스티발’에서는 베일에 싸인 오뎅 장수 상두로 분했다. 극중 상두는 섹시하고 발랄한 여고생 자혜(백진희)의 끊임없는 구애를 받고 있는 복 받은 인물이다. 그러나 여자보다 인형놀이(?)에 더 빠져있어 온몸으로 대쉬하는 자혜의 섹시한 구애를 일관된 시크함으로 튕겨낸다.
어떻게 보면 안쓰럽고 어떻게 보면 변태 같은 취향의 상두. 일반인이 보기에 상두는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그러나 류승범은 이 독특한 인물에 인간적인 매력을 더해 관객들을 향한 나름의 메시지를 전한다. 쉽사리 이해되지 않는 역할을 특유의 감성으로 포장해 관객들로부터 공감을 이끌어냈다. 시나리오가 설명하지 않는 상두 캐릭터에 대한 흐름을 스스로가 짚어내는 것과 함께 적재적소에 애드리브를 넣는 등 현명한 배우로서의 모습 또한 보여줬다는 후문이다.
관객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 마력을 갖고 있는 배우 류승범. 박스오피스 1위를 질주 중인 ‘부당거래’와 오는 18일 개봉을 앞둔 ‘페스티발’로 새로운 매력을 동시에 보여줄 예정인 그는 충무로의 떠오르는 ‘신 스틸러’로서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자유자재로 변신하는 배우 류승범의 앞날이 더욱 기대된다. 
rosec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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