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카라 해외공략 비결은 '초능력자'
OSEN 이명주 기자
발행 2010.11.16 08: 31

빅뱅, 소녀시대, 카라 등 국내 아이돌 그룹들이 일본 내에서 ‘제2의 한류’ 붐을 일으키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드라마, 영화 등이 중심이 됐던 1세대 한류가 일부 아줌마 팬 사이에서만 일었다는 한계가 있는 반면, 아이돌이 만들어가는 2세대 한류는 또래 젊은이들에게 신드롬을 일으킬 만큼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는 상황이다.
특히 과거 가수들의 해외공략법과 현 아이돌 그룹들이 행하고 있는 홍보 방식이 너무도 다른 양상이라 눈길을 끈다. 이전 가수들의 경우 ‘현지화’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홍보 수단이었다. 오히려 ‘현지화’ 외에는 대안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일찍이 일본에 진출했던 SES가 별 다른 성과 없이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 것도 ‘현지화’에 실패했다는 이유였다.
반면 보아의 일본 내 선전은 ‘세계인’이라는 독특한 포지셔닝과 함께 일본 가수들, 가요계 관계자 등과의 자유로운 대화가 가능했다는 점 덕분이라는 해석이다. 즉, 나름대로 ‘현지화’에 성공했기에 이 같은 결과가 발생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보아는 한국 활동을 잠시 미뤄두고 5년여 간 일본 활동에만 주력했다.

상황이 이럴진대 최근의 아이돌 그룹들은 조금 다른 행보를 보인다. ‘해외시장을 공략하려면 현지인이 돼야 한다’는 암묵적 비결은 온데간데없이 잠깐의 프로모션으로 홍보를 마무리하고, 심지어 국내 활동과 병행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변화는 5인조 남성 그룹 빅뱅의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일본 가요계에서 총 5장의 싱글 앨범을 발표한 빅뱅은 일본에 거주하지 않고 앨범이 나올 때마다 일주일씩 프로모션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 앨범이 나오는 즉시 현지 팬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어 놀랍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러한 인기를 입증하듯 빅뱅은 앨범 모두를 오리콘 차트 톱 5에 올리는 기염을 토했고 한국에서도 받지 못한 신인상을 일본에서 받았다. 지난 5월 29일 도쿄 요요기 내셔널스타디움에서 열린 ‘MTV 월드 스테이지 비디오 뮤직어워즈 재팬’ 시상식에서는 3관왕에 오르기도 했다.
일본 내 걸 그룹 열풍을 이끌고 있는 소녀시대와 카라 역시 마찬가지다. 먼저 카라는 지난 8월 일본 데뷔 싱글 '미스터'로 처음 일본에 진출했다. 싱글을 내놓자마자 오리콘 데일리차트 5위와 위클리차트 5위를 기록하더니 지난 10일 발표한 두 번째 싱글 '점핑(JUMPING)' 역시 오리콘 싱글부문 일간차트 5위를 차지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내년 1월에 방영되는 일본 TV도쿄 드라마 '우라카라'에 주연으로 캐스팅되는 행운도 안았다.
카라보다 한 달 늦게 일본에 진출한 소녀시대는 지난 9월 발매된 첫 데뷔 싱글 '지니(GENIE)'로 오리콘 데일리 차트 2위를 기록한 데 이어 두 번째 싱글 '지(GEE)'로 오리콘 데일리 싱글 차트에서 정상의 자리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그런가 하면 두 싱글 모두 음반 판매 10만 장을 돌파하며 2회 연속 골드디스크를 수상했다.
이들의 성공은 이전과 반대로 ‘차별화’의 힘이 컸다. 일본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한국 가수들만의 매력, 이를 테면 섹시함이나 터프함, 강렬한 무대 퍼포먼스, 카리스마 등을 활용해 일본 내 또래 팬들에게 ‘워너비 스타’로 자리 잡았다.
국내와 해외 시장을 넘나들며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한국 아이돌 그룹들, 이들의 또 다른 신화 창조에 거는 기대가 크다.
rosecut@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