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 윤석민에게만 일들이 생기는건지".
지난 13일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만과의 첫 경기에서 마운드에 올랐다가 오더누락으로 졸지에 부정선수로 몰려 퇴장당한 윤석민을 애처로운 시선을 받고 있다. 상상을 초월하는 윤석민의 불운 시리즈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KIA 구단의 한 관계자는 "윤석민에게만 일들이 생기는 것 같다"며 씁쓸해했다.
올해 KIA에게 윤석민은 뉴스의 핵심이었다. SK전에서 오른손 손가락 골절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고 하필이면 롯데의 간판타자들인 조성환과 홍성흔을 잇따라 사구로 맞혀 극심한 마음고생을 했다. 이제 마음의 짐을 훌훌 털고 태극마크를 달고 재도약의 날갯짓을 할 찰나에 느닷없는 오더누락 사건의 희생사가 됐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2008년 국가대표 선발과정도 외줄타기였다. 당시 윤석민은 베이징올림픽 최종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아 실의의 빠져 있었다. 그러다 임태훈의 부진으로 막판 기사회생해 태극호에 합류했다. 호사가들은 윤석민의 탈락을 놓고 많은 입방아를 찧어댔다. 윤동균 기술위원장이 직접 김경문 감독과 담판을 벌여 합류할 수 있었다.
프로야구 선발 최다패 기록도 그의 몫이었다. 2008년 무려 18패를 당했는데 극심한 타선부진 때문이었다. 방어율 3점대(3.78)를 기록하고도 18패는 상상을 할 수 없는 성적이다. 연봉이 9000만원에서 1억1000만원으로 올랐다. 잘 던지고도 번번히 무릎을 꿇는 윤석민은 빈공타선 희생자의 표본이었다.
윤석민은 국내에서는 타고난 승부근성, 야구기량에 비해 승운이 그다지 따르지 않았다. 그러나 외국에서는 펄펄 날았다. 베이징올림픽과 2009년 WBC 대회에서는 금메달과 준우승의 주역으로 맹활약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결승전에서 우완 필승맨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윤석민이 불운을 딛고 금빛 피칭을 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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