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때문일까. 일본 언론들은 남자 유도 금메달리스트 아키모토 히로유키(24)가 왕기춘(22)에 대해 "존경과 경의를 표한다"고 언급한 부분을 소개하지 않았다.
아키모토는 지난 15일 저녁 광저우 화궁체육관에서 열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유도 73kg이하급 결승전에서 한국 유도의 간판 왕기춘을 누르고 금메달을 안았다.
연장 접전을 펼친 끝에 유효를 따내며 지난 9월 도쿄에서 열린 2010 세계선수권에 이어 또 한 번 왕기춘을 꺾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아키모토는 앞선 준결승에서 왼쪽 발목을 다쳐 절룩거리고 있던 터라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정신력의 승리'라고 치켜세웠다.

그렇지만 일본 언론들은 아키모토가 패자인 왕기춘에 대해 "존경과 경의를 표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아키모토는 이날 경기 후 인터뷰에서 "왕기춘이 내 부상 부위를 알고 있어 이점이 있었을 것이다. 그것을 이용하고 싶었을 텐데 그러지 않은 것에 대해 존경과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왕기춘도 발목 공격 없이 주로 업어치기 공격을 펼친 데 대해 "아키모토가 발목을 다친 것을 알았다. 하지만 부상 부위를 노리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스포츠닛폰>은 '아키모토가 진통제를 맞을 정도의 상태에서도 연장전 끝에 승리했다'면서 "도전자의 기분으로 임하겠다는 생각이었다. 아시안게임은 쓴 기억 밖에 없었기 때문에 이길 수 있어서 기뻤다"는 아키모토의 말만 언급한 데 이어 시노하라 감독이 "부상에도 불구하고 강한 정신력을 보여줬다. 진정한 챔피언"이라고 평가한 것만 실었다.
<지지통신> 역시 아키모토가 부상에도 동료하지 않고 세계랭킹 1위인 라이벌 왕기춘과 상대해 금메달을 따냈다고 찬사를 보냈다.
이어 아키모토의 부상 부위를 알고 있었음에도 공격하지 않은 데 대해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밝힌 왕기춘의 말을 실었지만 '무사의 정은 아니다. 에누리 없이 승부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추측했다.
다만 <지지통신>은 '아키모토가 "이날 경기는 상대도(패배에 대해) 납득하지 않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런던 올림픽'까지 라이벌 관계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letmeout@osen.co.kr
<사진> 광저우=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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