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포커스]조호성과 장선재의 사이클 10년 인연
OSEN 황민국 기자
발행 2010.11.16 13: 34

"사이클만 은사? 예비 신부도 선배가 소개해 주셨죠"(장선재).
각별하다는 표현으로 모두 설명할 수 있을까. 사이클 대표팀의 조호성(36)과 장선재(26)의 10년 인연이 화제이다. 두 사람의 인연이 관심을 모으는 까닭은 간단하다.
지난 2002년 경륜으로 떠났던 조호성이 사이클에 복귀해 8년 만에 아시안게임에 출전, 제자나 마찬가지인 장선재와 16일 단체추발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대중의 감성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두 사람은 잠시 손을 잡았다. 지난 1년간 이 경기만을 위해 준비했던 결과물을 꼭 금빛으로 물들이자는 각오였다. 장선재는 "그 순간 선배와 마음이 통한다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마치 염화미소와도 같았던 두 사람의 소통은 경기에서 뚜렷이 드러났다. 결승 상대인 홍콩이 초반 오버페이스를 벌였지만 이에 동요하지 않고 한 몸으로 움직인 것.
결국 홍콩은 절반이 지난 시점에서 뒤로 밀려나기 시작했고 한국은 짜릿한 역주 속에 3초 가까운 차이로 역전해 골인에 성공했다. 금빛 역주였다.
경기가 끝난 뒤 두 사람은 잠시 말을 잊었다. 조호성은 사실상 자신의 마지막 아시안게임을 지켜보러 경기장을 찾은 가족에게 "사랑한다"고 말했고 장선재는 말없이 그 뒷모습을 지켜봤다.
장선재는 "선배를 처음 만났을 때 전 고등학교 2학년이었어요. 프랑스 클럽에서 활약하시던 선배는 제 우상이었죠. 막무가내로 찾아가 사이클을 배웠는데..."라고 잠시 말을 줄인 뒤 "선배랑 제가 단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고는 꿈도 못 꾸는 시절이었죠"라고 말했다.
그러나 조호성도 장선재와 조우가 감격적인 것은 마찬가지다. 조호성도 어린 나이부터 지켜봤던 장선재가 아시아 최고의 선수로 성장했다는 것이 실감이 안 난다고 했다. 물론 그만큼 아끼는 후배였기에 기쁨은 더욱 컸다.
조호성은 "1년 전에 아시안게임 출전을 결정했어요. 경륜을 그만둔다고 아내에게 말할 때 고민이 많았죠. 그런데 아내가 흔쾌히 받아들이더라고요. 그래서 오늘 금메달이 너무 기뻐요. 큰 산을 넘은 기분이랄까요? 전 이제 언제 은퇴할지 몰라요. 후배들과 같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죠"라고 말했다.
장선재가 조호성에 대한 고마움을 숨기지 못하는 것에는 한 가지 이유가 더 있었다. 최근 공개된 장선재의 예비 신부 김다희(23) 씨가 바로 조호성이 소개해준 인연이기 때문이다. 재밌는 것은 김다희 씨 역시 조호성의 아내인 황원경(30) 씨의 제자였다는 것.
장선재는 "사이클만 은사요? 예비 신부도 선배가 소개해 주셨죠"라면서 "그런데 예비 신부를 소개시켜주실 때도 선배다웠어요. '만나봐'라고 딱 한 마디 하셨다니까요"라고 말했다. 이에 조호성은 "이러니 선재를 보면 아직도 실감이 안나요. 선재나 다희나 모두 어릴 때부터 본 아이들이니..."라며 10년 인연에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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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 조호성이 단체추발서 금메달을 따낸 뒤 관중석에 있던 딸을 안고 가족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 광저우=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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